매거진 오늘의 창

동백꽃과 동박새

by 정유지

설미인(雪美人)

한겨울 눈속에서 바람 차고 매워도

뜨거운 심장으로 얼음도 녹인 자리

동박새 기다리는 맘

붉은 이월 띄우다


-정유지




오늘의 테마는 “동백꽃과 동박새”입니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동백은

고결함을 상징하는 격조 높은 꽃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잎을 자랑하는 동백나무가 곤충이 사라진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것은 동백꽃이 동박새에 의해 가루받이를 하는 조매화이기 때문입니다.




동박새가 꽃의 수분을 도와주는 까닭으로 한 겨울에도 동백나무는 붉은 마음을 기다리는 설미인(雪美人)으로 변신을 합니다.


두목(杜牧)의 '산행(山行)'이란 한시에는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가 있지요.


즉, '서리 맞은 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다.'의 뜻입니다. 이월의 꽃은 동백꽃을 뜻합니다.


'서리 맞은 단풍잎이 동백꽃보다 더 붉다'라는 시인의 시적 상상력 통해 동백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지요.

생각은 곧 변화를 몰고 옵니다. 상상력이란 큰 에너지를 발휘하면 할수록 세상은 더 아름답고 발전된 문명을 잉태합니다.




동박새를 믿고 붉디붉은 동백꽃이 태어나듯,

세상의 바람이 차고 매워도 믿음의 가루받이를 통해 무한 사랑을 꽃피우는 동백이 꿈꿉니다.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그 자체는 매우 숭고한 삺입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존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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