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연어(鰱魚)

by 정유지


남대천, 연어(鰱魚)

놀 보다 빨리 왔네, 지천에 물든 산통

더 넓은 세상 향해 큰 그림 그린 생애

빛나는 몸을 키우던

은빛 꿈을 쏟는다

험준한 물살 헤쳐 모천에 회귀하고

별빛이 쏟아지는 마지막 밤 거슬러

또 한 생 잇는 느낌표

운명이여, 비켜라

살점이 뜯겨지듯 남대천 붉은 진통

고독을 건져내며 허망을 비운 시간

황홀한 바다로 살다

어머니가 되는 길

-정유지




오늘의 창은 ‘연어(鰱魚)’입니다.


먼 대양으로부터 자신이 살던 모천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그 자체로 생명의 강인함·신비함의 상징이라 할 수 있지요.


연어는 단순한 물고기가 아닌 ‘성장하는 존재’, ‘미래를 꿈꾸는 자’로 상징됩니다. 삶의 고비를 넘고, 결국 태초의 자리(모천, 어머니의 강)로 돌아오는 여정을 거칩니다. 연어는 인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인간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시간을 쏟고, 몸과 마음을 소진하는 헌신의 메타포가 됩니다. “황홀한 바다로 살다 / 어머니가 되는 길”이라는 시적 문장에서, 자신의 삶을 바다처럼 넓고 자유롭게 살다가 결국 새로운 생명을 위해 돌아오는 ‘모성’ 또는 ‘창조적 귀환’의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연어는 하나의 상징적 존재이자, 인간의 삶 그 자체입니다. 세상을 향한 도전과 확장, 운명을 거슬러 나아가는 의지, 고통을 감내하는 헌신, 그리고 끝내 삶을 잇는 순환의 길은 모두 인간 존재의 여정을 고스란히 투영합니다. 특히 연어가 어머니로서 다음 세대를 잇는 모습은, 개인의 삶이 공동체적 의미로 승화되는 지점을 보여줍니다.「남대천, 연어」는 인간 존재의 의미 있는 순환, 치열한 삶, 그리고 헌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방추형에 반점이 있고, 길이는 약 1미터, 무게는 약 3.6kg입니다.


산란기는 가을이며 어린 연어는 부화된 지 몇 주일 후에 바다로 돌아가, 3~4년 만에 성숙해 모천(母川)으로 돌아와 산란 후 거룩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처럼 강인하고 담대하게 삶을 헤쳐 운명을 거슬러 그 강을 오르고 있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시니어를 응원합니다.


"모천을 찾는 그 순간까지 많은 고난이 산재해 있음에도 결국, 남대천을 찾아와 그곳에서 산란 후 거룩한 어머니의 죽음을 맞는 연어야 말로, 비극적 초월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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