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바다수선화

by 정유지

바다수선화 패션쇼

나팔을 불 때마다 꽃바람 불어와서

가슴속 숨긴 순수 순식간 배 띄우듯

순백의 자태 이끌려

보고 다시 또 본다

밋밋한 육지보다 바다를 택한 남작

우산을 펼친 자락 낙조를 끌고 와서

모래톱 끝없는 사랑

백조처럼 걷는다

-정유지




오늘의 창은 ‘바다수선화’입니다.


세상서 가장 아름다운 꽃, ‘모래 백합’이라 불리는 바다수선화(Sea daffodil)를 아시나요?


바다수선화는 '사랑의 커팅엣지(Cutting Edge)'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바다수선화는 단정한 아름다움이 아닌, 경계를 초월하는 존재이며, 그 사랑은 조용히 그러나 의연하게 '걷는' 것입니다 — 쇼의 막이 내려간 후에도, 여전히 누군가의 심연에서 이어지는 런웨이 위의 사랑처럼.


바다수선화는 사운드와 리듬의 꽃, 즉 공간을 전환시키는 주체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은 바람을 '부르며', 단순히 피우는 존재가 아니라, 연출하고 지휘하는 자입니다. 이는 패션쇼의 런웨이를 걷는 모델이자, 동시에 무대를 장악한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뜻합니다. '순백의 자태'는 흔히 순수를 상징하지만, 여기서는 연약함이 아닌 의식적인 선택의 미학입니다. 순수란 감정의 잔재가 아닌, 오히려 삶을 관통한 뒤 남은 가장 본질적인 결론입니다. 바다수선화는 자신이 피어나야 할 곳이 육지가 아니라 바다임을 알았고, 그 고독한 선택은 사랑의 공간성을 바꿔놓습니다.

'밋밋한 육지보다 바다를 택한 남작'이란 시적 문장에서, '남작'은 더 이상 귀족적 칭호가 아니라, 사랑 앞에서 기꺼이 모든 권위와 고정을 버린 자입니다. 그는 육지의 편안함, 안정을 거부하고 바다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택한 혁명가입니다. 그는 '우산을 펼친 자락 낙조를 끌고 와서'라는 장면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연의 마지막 빛과도 같은 무대 연출로 확장합니다. 여기서 우산은 보호가 아닌, 연극적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사랑의 연약함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것을 더 선명히 보이게 만듭니다.


'모래톱 끝없는 사랑 / 백조처럼 걷는다'는 장면은 이 시의 클라이맥스입니다. 바다수선화의 존재는 더 이상 정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걷습니다. 우아하고 천천히,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그러나 단호하게. 이 백조의 걸음은 사랑을 향한 무언의 선언, 무대를 가로지르는 마지막 쇼스톱입니다. 관객은 숨을 죽이고, 바람도 멈춥니다. 바다와 사랑, 순수와 선택, 육지와 불확실함 — 그 모든 긴장이, 이 한 걸음으로 정리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선화의 꽃말은 ‘자만심, 자존심, 고결,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입니다.


그런데, 바다 수선화의 꽃말이 없어서, ‘끝없는 사랑’으로 명명해 봅니다.


불가리아 남쪽해안과 터키 흑해 해안에서 볼 수 있지요.


멸종위협의 희귀 식물로 잎은 청록색의 선형, 백색의 꽃잎이 나팔모양을 나타내며 3~15송이의 꽃이 피고, 노란색 꽃 밥이 달려있는 순백의 수술이 꽃잎에서 돋아나와 있지요.




바다수선화 같은 삶을 추구하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바다수선화는 사랑의 무대를 걷는 순백의 전사이며, 그 패션쇼는 진정한 사랑의 퍼포먼스다."


"모래 백합, 바다수선화는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아름다움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변화시키려 노력했기에 온전히 꽃 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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