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대나무꽃

by 정유지

대나무꽃 우는 법

사내의 마음에도 순정이 배어 있나

별빛을 불러내듯 은은한 향 묻어나

한 그루 꽃을 피우면

대숲 번진 사랑아


속으로 비우면서 아프게 걸어온 길

언제나 당당하고 꼿꼿하게 살다가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단 한 번만 우는가

-정유지




오늘의 창은 ‘대나무 꽃’입니다. 대나무는 곧고 당당한 기개, 선비의 절개를 상징해왔습니다. 여기에 ‘꽃’을 더하면, 평생 절개를 지켜온 삶의 마지막 순간에만 드러나는 숨겨진 순정과 헌신을 의미하게 됩니다. 사내의 마음속 순정, 은은한 별빛 같은 사랑, 끝내 모든 것을 비우고 단 한 번 우는 생애의 결실을 대나무 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내의 마음에도 순정이 배어 있나'의 싯구에서, 전통적으로 강인함과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에 ‘순정’을 덧입힙니다. 이는 강한 외면 속에 감춰진 연약하지만 진실한 내면을 드러냅니다.


'속으로 비우면서 아프게 걸어온 길'의 시적 문장에서, 대나무의 속이 비어 있듯, 인간의 삶 역시 ‘비움’을 통해 견뎌낸 길임을 드러냅니다. 이것은 '비움=성숙'이라는 동양적 사유를 반영합니다.


<대나무 꽃>은 흔치 않은 대나무 꽃을 삶의 결산과 사랑의 순정으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강인한 기개와 은은한 사랑, 평생의 절개와 마지막 눈물이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교차합니다. 강인함과 순정의 역설적 결합, 비움과 충만의 동시적 의미, 한 번뿐인 개화로써 생의 완결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대나무의 꽃말은 ‘지조, 인내, 절개’입니다.


대나무 꽃은 보통 60~120년 만에 한 번 피기 때문에 이 꽃처럼 귀하면서도 아픈 꽃이 없지요.


대나무가 꽃을 피우게 되면 꽃이 진 뒤 말라죽는다는 신비의 꽃입니다.


대밭에 한그루가 꽃을 피우면 전염병처럼 꽃이 번지고, 대밭은 한 몸으로 말라 죽습니다.


당당하고 고결하게 살다 한순간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떠날 줄 아는 대나무의 모습을 통해 아웅다웅 살아가 우리의 삶에 경종되어 울립니다.




대꽃의 은은한 향처럼 싱그러운 하루 보내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삶의 절정은 마지막 순간에 피어나는 단 한 번의 순정이다."


"대꽃은 피어나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꽃이다. 인생은 단 한 번, 대꽃처럼 사는 인생도 있음을 숙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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