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녹인 걸까, 뚝배기 넘친 저녁
한 숟갈 시원한 맛 진국이 우러나고
순하고 담백한 눈길
정담마저 꽃핀다
사투리 섞인 담소 저절로 풀린 일상
진솔한 위로의 말, 온기를 나누면서
한겨울 따뜻한 사랑
보글보글 끓인다
-정유지
오늘의 창은 '된장국 같은 사람'입니다.
단시조「된장국」은 단순한 음식의 묘사가 아니라, 삶의 본질과 관계의 진정성을 되짚는 작품입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뚝배기 속에는 겉보기엔 투박하지만, 그 안에 세월의 깊은 맛과 정성의 시간이 배어 있습니다.
인용된 작품은 화려함보다 ‘담백한 온기’의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된장국의 구수함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갈 때만 우러나는 인간미의 상징입니다. 된장국 같은 사람은 인간미가 넘치는 구수하고 수수한 존재입니다.
요란한 세상 속에서, ‘순하고 담백한 만남’은 겉모습보다 마음의 향기로 이어지는 관계를 말합니다.
뚝배기처럼 무겁고 단단한 ‘가볍지 않은 행보’는 우리의 일상과 인생 또한 천천히, 그러나 깊이 익어야 함을 일깨웁니다. 그리하여 된장국은 서두르지 않는 인생의 철학, 익음의 미학을 대표하는 존재로 다시 태어납니다.
뚝배기 안의 된장국이 보글보글 끓어오릅니다. 된장의 친화력은 크고도 깊습니다. 비위 거스르는 고기나 생선도 된장과 만나면 순하고 담백하게 변합니다.
된장은 잘 화합합니다. 그 누구와 잘 어울려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구수하고 시원한 된장국 같은 사람이 그리운 날입니다. 그런 존재들이 있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된장국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써 보았습니다.
“나는 세련된 음식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함을 지녔단다. 화려한 향신료 대신, 너의 하루를 위로할 진심 한 숟갈을 품고 있지. 나를 끓인 손의 온기, 함께 마주 앉은 사람들의 숨결이 내 맛을 완성시켜. 삶이란 결국 그렇게 익어가는 거야.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서로의 마음이 보글보글 우러나는 그 온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