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쓸어담듯 물광을 남긴 자리
번뇌를 비워내고 기쁨을 채운 걸까
말끔히 켜놓은 봄날
콧노래가 꽃핀다
오늘의 창은 '구두병원'입니다. <구두병원 나설 때>는 짧지만, 일상 속에서 ‘구두’를 통해 회복과 치유, 존재의 빛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구두병원’은 표면적으로는 닳고 해진 구두를 수리하는 곳이지만, 시 속에서는 삶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내면의 치유소로 변주됩니다.
‘파도가 쓸어담듯 물광을 남긴 자리’라는 구절은 단순한 광택이 아니라, 삶의 굴곡을 닦아낸 후 새로이 빛을 얻는 과정의 은유입니다.
즉, 구두병원은 번뇌의 먼지를 닦아내고, 마음의 광을 내는 곳입니다.
‘번뇌를 비워내고 기쁨을 채운 걸까’는 단순한 세공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다시 삶의 길을 걷기 전 자기 존재를 정화하는 순간을 말합니다.
결국 구두병원은 “걷는다는 존재의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삶의 회복이 시작되는 마음의 공간”입니다.
정진윤 작가는 구두병원장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내과의사도 발에 구두를 신고 환자를 돌봅니다. 외과의사도 안과의사도 치과의사도 발에 구두를 신고 진료를 합니다. 오직 구두병원 의사만 손에 구두를 신고 치료를 합니다."
구두병원은 먼지로 얼룩진 구두를 반짝반짝 빛나는 별로 만드는 곳입니다. 얼룩진 삶을 반짝반짝 빛나는 일상으로 만드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만약 구두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속삭일 겁니다.
“나는 너의 발자취를 기억하는 발바닥의 일기장이야. 너의 무게와 고단함, 그 모든 먼지를 품었지만, 오늘 다시 빛을 입고 새 길을 걸을 준비가 되었어. 그러니 주저 말고 나서라, 너의 하루를 반짝이게 해 줄 봄빛이 기다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