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늘의 창

나는 당신의 우산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존재로 각인된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by 정유지

비 오는 수요일에 큰 우산 준비한다

라벤다 향기같은 당신을 위한 무대

아, 나는 당신의 우산

날개 하나 펼친다

-정유지의 시, 「나는 당신의 우산이 되고 싶다」 전문


오늘의 화두는 '존재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속에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는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진정한 존재감을 꽃피웠기 때문입니다. 존재감이 녹아있는 정호승의 시, 「너에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비 오는 날

나는 너의 빈 손을 잡고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겨울비 내리는 사막 위를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 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를 찾는데

너는 지금 어느 길

어느 하늘 아래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 손을 잡고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정호승의 시 「너에게」 전문


인용된 정호승의 시 「너에게」는 초월적 사랑의 힘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너의 우산이 되고 싶고,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고,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고, 너의 천국이 되고 싶은 간절함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시적 화자인 ‘너’는 존재적 자각과 한계상황 속에서 찾은 사랑의 초월적 대상입니다.


누구나 타인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길 원하지는 않겠지요.

더욱이 내가 사랑하거나 아끼고, 다가서고 싶은 대상일수록 그 대상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존재감으로 기억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한 무한 신뢰를 형성하는 만드는 첩경이 당연히 있겠지요. 베푸는 삶의 적용입니다. 혹여 내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가 발생해도 따뜻한 온도를 한결같이 유지하면서, 비 오는 날 우산이 되려 했던 진심을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베푸는 삶의 가치는 큽니다. 상대방의 정신적 안식처를 마련해 주거나, 때론 작은 배려도 삶의 활력소를 생성하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겠지요.


그리운 대상의 마음속에서 확실한 존재감으로 남겨진다면 평생 외롭지 않은 관계로 발전될 것입니다.


불꽃처럼 열정을 꽃피울 새로운 하루, 베푸는 삶의 트렌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봄날을 꿈꿉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각의 자기성찰은 껍질을 깨고 세상에 태어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