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는 '연어'입니다. 연어의 숭고한 사랑을 통해 우리시대 부모님의 헌신을 생각해 봅니다. 정호승의 시, 「연어」를 통해 이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
사람의 손에게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 본 것이 그 얼마 만인가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 정호승의 시 「연어」 일부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어머니의 고통이 없었다면, 강한 자식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대해를 누비다가 다시 모천에 돌아와 어머니와 아버지가 될 그 위대한 후손이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강함은 그대로 유전되고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은 연어의 존재적 의미를 운명적으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 왕피천으로 되돌아온 연어 떼의 선명한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은빛 연어 떼의 장엄한 광경은 TV나 영화, CF에서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로 활용될 만큼 멋진 장면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요.
모천회귀성 물고기로 알려진 연어는 평균 체장 70cm, 2.8kg가량 나가고 산란기는 가을이며, 어린 연어는 봄에 부화된 지 몇 주일 만에 바다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바다로 내려간 지 3~4년 만에 성숙하여 자신이 태어난 하천 즉, 모천으로 회귀합니다. 베링해, 북태평양 넓은 바다에서 놀던 몸이 고향땅 하천의 냄새가 그리워 가른 물살이 무려 1만 6천 km이며, 돌아온 연어는 알을 낳고 일생을 마치게 됩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남기고 뼈를 묻는 어머니로 영원히 떠난 것입니다. 모천으로 돌아온 연어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사랑의 DNA는 살아있습니다.
연어의 사랑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완성시키고 결국 자식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귀결했다는 점에서 연어의 사랑법은 숭고하고 존귀한 모습 그 자체입니다. 비혼족이 생겨나고아이를 낳지 않는 조건으로 결혼하는 맞벌이부부(무자녀기혼)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 커플이 늘고 있습니다. 사랑의 결정체는 2세인데 그 자체를 거부하는 일부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입니다.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딩크족은 자녀 보다 자기 자신을 가꾸기에 자유롭고 삶의 만족도가 향상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아이가 없어 불확실해지는 미래, 추후 혼자 살기에 노년기 외로움과 고독, 아이가 없어 가벼운 딩크족 이혼율이 단점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가족정책의 변화가 요구됩니다."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슬로건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아이 양육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우대해 주는 정책이 급선무입니다. 다자녀의 기준을 두 명으로 하면 어떨까요?
연어는 우리 시대 부모님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내 가족, 내 이웃들에게 '연어의 사랑법'을 공유해보고 싶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