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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의 창

진정한 행복은 내가 만든다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먼저 주는 것이다. 행복은 베풀 때 생긴다.

by 정유지

누군가 기다리다 석양이 깃든 가슴

되돌릴 수 없는 게 어디 사랑뿐이랴

낙동강

물안개 풀고

봄볕마저 취한다

- 정유지의 시, 「낙동강」 전문


오늘의 화두는 '행복의 비결'입니다. 낙동강의 봄볕에 취하는 행복한 아침입니다. 유치환의 시, 「행복」을 찾아 읽어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 유치환의 시 「행복」 일부


행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며, 진솔함이 담긴 펜글씨로 정성껏 한글자 한글자 눌러쓰면서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 편지를 부치는 것도 행복한 삶의 일부일 수 있음을 유치환 시인은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의 방법이라 여길 수 있겠지요.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그럼에도 사랑을 베푸는 작은 배려엔 인색한 경우가 있겠지요.


사랑을 베푸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려해서 따스한 사랑을 나눠 주는 삶, 자필로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우체국 소인을 찍어 그리운 이에게 보내는 여유, 이 같은 삶은 즐기는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간 행복의 비결이 아닐 런지요.


엊그제는 엽서를 받았습니다. 대구에 사는 조명선 시인이 정성스럽게 붓글씨로 쓴 필자의 졸시 「꽃가루」와 함께 시조집 『국제시장 재봉사』 (고요아침) 출간 축하 인사를 받았습니다. 하루종일 만사가 쾌청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는 게, 이리도 행복할 줄 몰랐습니다. 감사하다는 의미의 카카오톡 문자를 전하면서,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봤습니다.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사색의 하루, 자기중심이 아닌 먼저 사랑을 실천하는 하루를 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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