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상대를 의심했다. 아마도 상대는 인간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상대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내 눈 앞에 나타나더라도 금수처럼 어슬렁거리는 것이 전부라고 전적으로 믿었다.
상념에서 벗어나서 현실을 직시했을 때 어떤 인간이 내 앞을 두리번거리며 스쳐서 지나갔다. 직감적으로 내가 이전까지 의심을 했었던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제야 의심을 거두었다. 이미 늦었다. 나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 우둔한 인간이다. 문은 닫히고 나는 두드려도 들어갈 수 없는 인간 중 한 명에 불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