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2

by 고대현

61. A라는 인간과 함께 길을 걷고 있다. 도보를 지속하다가 문득 우리의 시선이 꽂힌 곳은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나무를 보고 먼저 말을 시작한 것은 A라고 할 수 있었다. A는 말했다. 저 나무를 보라- 나무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나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무는 그렇기 때문에 나무라고 생각을 한다. A는 말을 마쳤다. 나는 A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한 뒤, 나의 생각을 말하기로 했다. A에게 말했다. 저 나무를 보라- 나무는 실제로 신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은 내가 이 곳 지리에 익숙해지기 이전부터 이 곳에 자리를 매김하고 있었던 하나의 나무이기 때문에 나는 나무를 하나의 작품이라고 지칭을 하고 싶다. 말을 마쳤다. A가 말했다. 저 나무를 보라- 나무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나무는 그저 나무가 아닐까? A가 말을 마쳤다. A의 말을 듣고 말을 했다. 당신의 발언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을 지금 말하고 싶다. A에게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다. 특정 시각에서 즉 사견이지만, 나무는 나무 그 자체이다. 나무라고 언급을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넘어서 나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당신에게는 나무를 [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이후 A는 경멸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나를 향하고 있는 듯 했고 나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62. 성별도 이름도 모르는 존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이러한 대화가 흥미로웠다가 순간 무의미함을 느꼈다.


63. 물질이 만능인 세계에서 물질을 과감하게 빼버리는 행위는 관 속에 들어가서 문을 닫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근데 그러한 행위를 내가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64. 타인의 죽음을 보고 말한다. [나하고는 무관하지 않을까?] 오히려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애써 부정을 한다. 나하고 타인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65. 유한한 시간 속에서 낯선 인간을 만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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