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3.

by 고대현

116. 냉장고는 비었고 밥솥에는 쌀이 없으며 당장 먹을 수 있는 물도 한 병 정도 남았는데 여전히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거나 혹은 위대한 인간의 서적을 탐독하고 있는 경우...!


117. 수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대중이다. 대중이 아닌 존재는 수치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혹은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도 대중과는 철저하게 분리되는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대중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함으로 인해서 대중과 다르다는 것을 우월감 따위로 느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전혀 알 수 없는 방식과 더불어 대중과는 유리되는 인간이 할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과정은 진행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은 대중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으며 그들이 관 속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118. ~날에는 ~을 해야만 한다. - 이보다 더 의미없는 문장을 찾는 것은 쉬운 편에 속한다. 결코 어렵지 않다.


119. 어두운 밤에 발광을 하는 것은 별 또는 달이지 인간이 아니다. 아무런 존재도 아닌 피조물에 불과한 일개 인간이 발버둥을 쳐도 인간은 인간이며 인간을 벗어날 수 없고 인간을 벗어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죽음은 자연스럽게 찾아오거나 혹은 부자연스럽게 찾아온다고 인간이라면 모두 숙지하고 있는 개념이 아닐까?


120. 머리가 무거운 인간은 신체가 가볍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3-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