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에도 불구하고 사위를 둘러보니 요란하다. 소수의 인간들은 나를 비껴가고 나는 상대방 각기의 그러한 점들이 장점이라고 생각을 하는 인간에 속한다.
횡단보도 근처에서 우두커니 서있었다. 공복은 아니었으나 몹시 허기진 상태였고 광명을 대체하지 못할 것 같은 날카로운 불빛들이 나의 감각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의 소음은 굉장했다.
신호가 바뀌고 걷기 시작하는데 근처에 중년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느리게 걷고 있었다. 시초 생각은 그녀를 추월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늦게 걸어서 추월하기로 결정을 했다. 나는 과장하면 걷다가 쓰러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근처 여성으로부터 약간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배후에서 괴성이 들렸다. 나는 고개를 후방으로 돌리지는 않았지만 짐작건대 아까 그 중년 여성으로 추정되는 존재가 악을 질렀던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전방을 주시하고 걸었고 머지않아 재차 괴성이 배후에서 들렸다. 이번 경우에도 배후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는데 아마도 스스로 판단하기에 당위성이 없었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허기졌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걸었다. 인간들은 여전히 나를 비껴갔고 나는 내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