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부터 기생자는 아니었다. 어느 시점부터 그렇게 되었다. 인간들은 내게서 멀어졌다. 나는 인간들을 멀리했다.
무심했었던 가치들을 깨달았다. 자연을 찬미하고 스치는 연풍에 황홀했다.
또한 극소수의 인간은 나를 환대했고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나의 존재를 무시하지 않았고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시도와 실패의 반복 그리고 시달리는 현실 속에서 지난날에 대한 반성 그리고 미지에 관한 희망을 순수하게 원했다.
자비로운 신은 아직 나의 목숨을 거두지 않았다. 기회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다. 내가 그간 빚을 지고 지냈던 인간들에 대하여 빚을 다 갚고 자연스럽게 소멸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