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설유치원

by 고대현

당시에 본인은 방과후 청소의 당번이었다. 이례적으로 어떤 동급생과 본인이 유치원 청소를 같이 담당하게 되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은 꽤 성실한 학생의 축에 속했다. 그러나 나는 그 녀석과 상반되는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청소를 검사하는 교사가 부재인 상황이었다. 그러한 사실 확인 직후 나는 컴퓨터 앞으로 신체를 옮겼다. 성실한 친구는 열심히 혼자서 쓸고 닦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열심히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놀렸고 마우스를 기꺼이 움직이고 있었다. 어떠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내 친구는 그저 성실한 사람처럼 보였고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당시 본인은 용케 선정적인 게시물 또는 사이트 따위에 정보 혹은 관심이 있었기에 탐닉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당시 갓 입학을 경험한 초등학생이!

나의 친구는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치를 내게 몇 번 주기는 했으나 별다른 언행을 나에게 행하지는 않았고 그저 묵묵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것과 같이 보였다. 지금 생각을 다시 해봐도 어쩌면 저러한 방식이 전적으로 옳았던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정답이 아닐 것이다!

교사는 아직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나는 음란물에 잠식되고 있었다. 나의 친구는 주어진 과업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갑작스레 기기가 작동을 멈췄다. 내 친구는 멈추지 않고 청소를 지속적으로 홀로 행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불평이나 불만도 없는 것 처럼 - 나는 심히 당황하여 그저 그 자리에서 탈주를 시도하고자 했다. 나에게 주어진 과업은 그대로 그 곳에 남은 채로 나는 줄행랑을 놓았다.

그 날 이후에 평소처럼 등교를 해서 학교에 도착 직후 교실로 향하고자 했는데 비교적 내게는 낯설게 느껴지고 우람한 사내가 교실 입구 근처에서 인자하게 동시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자기 앞에 불러서 세웠고 나는 지난 일과 관련된 일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에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교실과 반대의 방향으로 향할 수 밖에는 없었다. 어떤 사내의 막대한 완력에 굴복한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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