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최근은 수 년 전으로 기억을 한다. 그는 많이 늙었다. 죽어가는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여졌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도 했다. 여전히 살아있구나 싶었다. 본인 또한 당신처럼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순간에 당신과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심 반가웠고 그리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한때 내가 가족이라는 집단과 같이 목숨을 연명하는 공간은 여전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인간들도 그대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낮은 연령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대로였다. 어떤 직업을 지녀야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간다는 마치 절대적인 진리를 터득한 존재마냥 침을 튀기며 떠들고 있었다. 나의 귀에는 전혀 울림이 없는 목소리를 거절조차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어느 날 해가 완전하게 떨어진 순간이 도래했다.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읍내로 향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인간들이 매우 적었다. 만족스러운 환경에 내심 박수를 치고 있는 동안 나는 어느 실내의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마도 유흥업소로 보이는 곳에 나의 친족은 자리를 잡고 있는 듯 보였다. 나는 벗어나고 싶었으나 그렇게 빠르게 진척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얼마 뒤 낯선 여성이 실내에서 접근하고 있었고 나는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신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녀와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와 심리적인 거리가 더욱 더 멀어지고 있었다. 나에게 흉기 따위가 있었다면 내 눈 앞의 인간을 후려치는 상상을 잠깐 했다. 그러나 나하고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존재의 유리를 깨부숴서 파편으로 조각을 낸다고 해도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을까? 나는 그제서야 그 곳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하염없이 걸었다. 여전히 주변에는 인간이 없었고 고요한 편이었다.
해가 뜨는 순간이 도래했다. 아버지에게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용돈을 좀 받았다. 친구의 안위를 확인하고 싶어서 당신 곁에서 잠시 떠나고 싶다고 말을 했다. 나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를 하는 듯 했다. 그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나는 살기 힘들었던 지방을 또 다시 떠났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한 인간은 나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나하고 상관 없는 인간이 나의 고향을 파괴를 시킨 것은 원망스럽지만 감정적으로 격하게 대응을 하기에는 나에게도 실리가 전혀 없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를 고립시키고 싶었으나 그는 전적으로 주변에 인간들이 많았다. 혼자가 아닌 둘이 좋다고 생각하는 인간처럼 보였다. 정말 그럴까? 그는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나의 입장은 난처해 지는 것이 아닐까? 그는 적적함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이다. 뛰어난 인간이기에 범죄도 몇 번 저지른 인간이지만 위대하지는 않기에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고독을 선사하는 것 뿐이다. 그는 나를 감정적으로 원망하는지 모르겠다. 관심이 없으나 나는 그를 감정적으로 원망한다. 그래서 나 또한 어리석다고 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