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할 시 항시 마주치는 뱀이 있다. 이 뱀은 계절과 무관하게 기진맥진한 상태로 숨을 헐떡이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아가리도 항상 벌리고 있다. 새벽에도 어김없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을 꽤 자주 보았고 보통 무관심에 그치지만 나는 항상 뱀을 바라보고 호기심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뱀의 아가리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편에 속한다. 나를 포함한 몇 명의 인간들은 반복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하는데, 그들은 불쾌한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아하지 않은 상태로 아가리 안을 둘러보고 나가거나 때에 따라서 즉시 그러니까 재빠르게 아가리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뱀의 아가리 근처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종종 보이는 노인이 한 명 있다. 그 노인은 멀리서 보면 하찮은 인간처럼 보이기 십상인데 가까이서 보면 주머니가 언제나 두둑하다. 복장은 초췌한 편에 속하며 웃음을 만발하고 있으며 마치 자기 자신이 뱀을 다루는 경우에 있어서 통달한 인간처럼 언행을 하는 모습을 나는 자주 보았다. 몇몇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노인에게 대화를 시도하거나 노인이 괜히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대화를 시도하거나 하는 등 노인은 내가 보기에 인간이나 또는 대화 자체를 기피하지는 않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내가 습관적으로 뱀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순간, 노인을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 마주치는 것은 최악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상대방은 절대 그런 상황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처럼 대화를 여느 경우처럼 시도한다. 나는 노인의 모든 것을 무시하고 싶은 경우도 존재하는데, 결코 그럴 수 없다. 노인은 나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 언제나 유쾌하게 맞이하는 편인데 나는 그런 모습 자체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 익숙하다. 그래서 나는 노인을 바라보지 않고 뱀의 아가리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하는데 익숙하게 왔다가 갔다가 하다가 보면 노인 또한 종종 기진맥진한 상태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노인은 나하고 무관한 존재라고 규정을 한다. 그러나 뱀은 그렇지 않다. 뱀은 나하고 완전하게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한다. 일종의, 노인과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과 뱀은 무언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만 나는 노인보다는 뱀이 더 편한 것 같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