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으면 내가 있는 골방으로 급습하는 손님이 있다. 처음에 이러한 경험을 겪었을 때 매우 불쾌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손님은 말이 없다. 나도 굳이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는다. 손님과 나는 시선을 마주치는 경우도 있으나 마주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서로 그렇게 형식적이며 의례적으로 대하다가 내가 지쳐 쓰러질 것 같을 때 손님은 눈치를 보고 슬쩍 자리를 비켜준다. 그리고 어김없이 다음 날 자정이 넘으면 골방을 급습한다. 정말로 이제는 익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