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파종을 했다.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치면 나는 그곳으로 향해야만 할 것이다.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나를 평소에 벼르고 있었던 인간들은 이때다 싶어서 나를 버리지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종의 망상이다. 하지만 혹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러니까 일말이라도 있다면! 나는 그러한 일말의 가능성 때문에 미리 과거부터 현재까지 파종을 했다. 하지만 그 씨앗에서 줄기가 자라서 꽃을 피우기 전에 그 씨앗 자체에게도 재앙이 내려진다면 나는 그러한 순간에는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