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근이 먹고 싶은데 나의 입이 있는 방향으로 정작 날아오는 것은 채찍이다- 채찍인데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괴롭고 아프지만 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마냥 나쁘지는 않지만 꽤 아프다. 자국이 남은 것 같다. 당근이 먹고 싶은데 그저 당근이 먹고 싶은데 당근이 먹고 싶을 뿐인데 기름을 먹인 채찍이 날라오는 것일까? 왜 기름을 먹인 채찍이 나한테 날아오는 것일까? 왜 채찍이 나를 향해서 춤을 추는 것일까? 나는 관객이 아니라 말인데, 여기는 서커스장이 아니라 거리인데- 나는 당근이 먹고 싶은데 나는 당근이 먹고 싶었을 뿐인데 왜 자꾸 채찍이 나를 후려치는 것일까? 왜 나는 고통스러운 것일까? 왜 나는 아파야만 하는 것이며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 것일까? 상처에는 덧나고 염증이 피어오르는 것일까- 나는 그저 당근을 원하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