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

by 고대현

인간이 쉽사리 능멸당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지갑에 지폐가 전무한 경우다. 그러하다. 혹자는 말한다. 요새 인간들은 지갑을 챙기고 다니지 않는다고-주머니와 같은[혹은 가방와 같은-비슷한 사물(공간)따위에] 그러한 현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괄시당하는 부분에 관하여 논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어쨌든 천시를 당하는 여러가지 수단 중에서 지갑에 지폐를 두지 않는 것은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경멸이 익숙한 인간은 언제나 지갑에 지폐를 넣고 다니지 않는다거나 지폐가 있다고 하더라도 금새 소비를 한다! 지폐가 마치 불이 붙은 종이나 낙엽이라도 된 것 처럼 얼른 지갑으로부터 털어낸다. 혹은 먼지처럼. 옷가지 따위에 붙은 먼지라도 된 것 마냥 훌훌 털어내는 것이다! 지갑으로부터 멀어져라! 먼지는 떨어져라! 먼지를 떨어뜨리자! 지폐는 멀리~멀리~멀리! 지폐를 멀리~멀리~멀리! 하자! 하도록 하자! 그리고 또 다시 이전과 다르지 않게 업신여김을 당하자. 이제는 즐기자. 이제는 익숙해지자. 이제는 타인을 원망하지 말자. 이제는 견디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가난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 않을까!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부끄럽지 않지 않을까!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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