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by 고대현

굳건하게 보였던 기둥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나는 전락을 경험했다. 건강을 한순간에 잃었고 회복은 더딘 수준으로 진행이 되었다. 타인은 내게 어떠한 기대도 하지를 않았다. 숨을 쉬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현하지도 않았다. 어리석은 본인은 타인에 의해서 변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사실은 타인에 의해서 변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그저 변했다. 타인에 대한 호전적인 언행을 거두지 않았고 타인은 그럴수록 현실과 부딪히고 있었다. 나는 결코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해서 도전장을 내밀었고 상대는 나를 상대하지도 않았지만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본인이었다.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고 오직 남은 것은 빛이 들이 않는 공간 뿐이었다. 여전히 숨을 쉬고 있고 고르고 있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금수의 취급을 받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렇게 나는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았고 사실로 현실에 구현되었으며 모든 인간들을 그저 물어뜯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철저한 고립...! 현재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도 짐승도 아닌 미물이 된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업보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숨을 고르는 것도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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