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당신은 내게 총구를 겨눈 경우가 없었다.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방심을 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순식간에 관통을 당해버린 입장에서 상대방을 그저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방은 사기충천의 상태로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순간 그를 경멸과 혐오로 점쳤으나 이내 본인과 무관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전혀 무관하지 않은 인간이었다. 어떻게 무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아직까지는 상대에 대한 혐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며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더욱 본인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종의 반증이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을 한다. 어쩌면 발걸음을 시작조차 하지를 않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