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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by 고대현

나는 당신에 대해서 모른다. 그러므로 함구하는 편에 속한다. 당신은 나에 대해서 조금은 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내게 조언이나 훈수를 아끼지 않는 편에 속한다. 정녕 본인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오직 겉모습만 보고 판단과 결정을 거친 것은 아닐까? 나의 사유를 알고 있을까? 나의 가치관을 알고 싶어 한 적이 있을까? 궁금한 경우가 있을까? 있었던 적은 있을까? 설령 있을까? 있었을까? 나는 당신에게 나의 사유를 밝힌 적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표면적인 이유로 말미암아 본인을 재단하고 있을까? 굉장히 무례한 것이 아닐까? 무례하지 않다고? 보편적인 현상이 진리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질타하는 것을 그만두고자 한다. 당신과 동일선상에 놓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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