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

by 고대현

보다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나는 상대방을 잊고 지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사실인 즉, 최근까지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상대방은 내게 원망을 했는지 아닌지 결코 알 수 없었다. 관심 밖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가 곤궁하지 않았을 당시에는 상대방을 더욱 더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상대방은 내게 무언가를 바라지도 않았고 연락을 따로 취하지도 않았으며 나의 근황을 궁금하게 생각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의 주변에 놓여져 있는 사물이나 인간들에게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아마도 상대방은 그런 성향의 축에 속하기 때문에 일종의 추측을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러한 순간에도 여전히 상대방을 무시하지도 않았는데 관심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지속적으로 기갈에 시달리고 있었다.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넘어져서 있는 현재 순간에 일어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떠한 인간도 내게 최소한의 도움을 건네기는 했지만 일어서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며 삿대질을 하는 것은 십상이었고 일상이었다. 그들의 표현이 전적으로 옳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나는 일어서고 있지 못했다.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잊고 살았던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는 나를 여전히 잊지 않았을 것이라는 일종의 희망을 지니고 있었다. 상대방은 어느 정도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벌을 받았다고 생각을 했고 마땅하다고 생각을 했으며 내가 상대를 무시했었던 순간이 떠오르고 눈물이 흐르며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게 되면서 어쩌면 회개에 가까운 뼈가 저리지 않을 정도의 반성을 가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서성이고 있었을 때 상대방이 내게 보낸 전보를 확인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상대방은 대체 어떠한 이유로 나에게 다시 도움을 주는 것일까? 전적으로 이러한 도움은 인간의 형태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떨리고 그래서 놀랍고 그래서 깨닫고 그래서 후회하고 그래서 다시금 두렵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행정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