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 44(车四十四)'

비겁한 승객들

영화 '버스 44(车四十四)'는 타이완 감독이 제작한 단편 영화이고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 이야기로 영화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한다. 그 스토리는 대강 이렇다.

2011년, 중국의 어느 산촌지구에서 한 여성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시외버스(长途汽车)가 승객을 태우고 한적한 농촌 지방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러던 중에 어느 마을 입구 도로변에서 한 남자가 도로 가운데로 나와서 양손을 들고 차를 세우고 타고, 또 얼마 후에 계속 산길을 달리던 버스 앞에 길 가운데에서 한사람은 부상 당한 듯이 주저 앉아 있고 또 한사람은 손을 들며 차를 세운 젊은 남자 두명이 버스에 올라탔다.

이 두명은 승객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하는 시외버스 강도였다. 버스 강도가 버스 승객들을 대상으로 강도 짓을 하고 내리다가 그중 한명이 여성 기사를 보고 충동을 일으키고 그녀를 끌고 차 밖으로 나간다. 승객들은 여성 기사가 저항하며 비명을 지르고 결국에는 꽤 멀리 수풀에 가려진 곳에서 성폭행까지 당하는 장면을 차창을 통해서 바라보고만 있다. 누구도 나서서 그들을 말리거나 제지하려 하지 않았다.  그때 불량배들 보다 먼저 버스를 세우고 탔던 그 남자가 승객들에게 말한다.

"왜 모두 앉아서 보고만 있나요? 우리 모두 힘을 합해 저 두놈을 제압합시다"

그러나 승객들 모두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국 그 남자는 혼자서 차 밖으로 나가서 불량배들을 말리고 제지하려 했으나 오히려 두드려 맞고 칼에 찔린다.

잠시 후에 불량배 두명은 떠나고, 처참한 몰골로 돌아온 여성 기사는 냉정하고 환멸을 담은 시선으로 승객들을 둘러 본다. 얼마나 야속하고 한심해 보였을까?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서 핸들에 고개를 파묻고 있다가, 폭행 당하고 상처 입은 그 남자가 뒤늦게 차에 오르려는 것을 제지하고 타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 남자가 황당해 하면서,

"난 당신을 도와 주려고 한 유일한 사람이다"고 했으나, 여성 기사는 더 크게 소리 지르면서 "당신을 태우지 않고 출발할 거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버스문을 닫아 버린다. 

그 남자가 "이런 경우가 어딨냐?" 하고 소리치며 항의했지만, 다른 승객들이 그 남자에게,

"당신 때문에 버스가 출발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그의 짐을 차창 밖으로 던져 버리고 버스가 출발했다.

그러나 잠시 후에 극적인 대반전이 일어난다. 그 여성기사는 급경사 내리막 길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고 더 속도를 내었고, 그 버스는 승객들을 태운 체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전원 사망!"

버스에서 내쫒긴 중년남자는 홀로 터벅터벅 걸어 가던 중 지나가던 지프차를 얻어타고 가다 그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관이 버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 운전기사와 승객이 모두 사망했다고 하는 말을 듣고서, 낭떠러지 밑에 뒤집히고 구겨진 버스를 보니 바로 자신이 탔던 그 44번 버스였다.

그 여성 버스운전기사는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 그 남자 외에 모든 승객들을 대동하고 낭떠러지로 차를 몬 것이었다. 자신들이 겁에 질려 모른 척 하고 있을 때에 용감하게 홀로 나서서 불량배들을 말리고 저지하려 했던 중년 남자를 오히려 비웃고 조롱했던 사람들은 살아 남아 봐야 이 세상에 도움이 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과연 이 이야기가 남의 나라, 남의 이야기일 뿐인가?

#영화 #Bus44 #车四十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