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천리길을 따라 3

3월의 시작과 함께

by 임다래

3.1절 연휴다. 목숨 바쳐 독립을 부르짖던 선조들의 고귀한 함성이 들려올 법한 날이다. 숭고함이 깃든 날에 금강의 발원지에서부터 걸음을 떼고 싶었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3월의 움트는 기운을 느끼면서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고 가벼워지고 싶었던 거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씨앗들만이 새봄에 딱딱한 껍질을 허물고 돋아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니던가.


3.1. 금. 장거리 운전에 무리가 되긴 했지만 200여키로를 달려 나의 뿌리, 고향에 가서 오른손목을 다친 엄마부터 찾아뵈었다. 엄마에게 하나 뿐인 딸. 버거워도 도망칠 수가 없었고 감당키 어려워도 푸념 할 수 없었다. 주름으로 덮인 청춘을 지난 꽃, 엄마의 손을 어루만지며 모녀간의 평행적 삶까지 위무했다.


촌놈. 이젠 부끄럽지 않은 단어다. 자연이 말없이 보여주며 가르쳐 준대로 녹록치 않았던 이번 생의 끄트머리에서 나는 다시금 자신을 일으켜 세워보려 한다.


걷고 읽고 쓰리라.

辰토에 甲목이 뿌리박고 선 올해, 원국에 주어지지 않은 木의 기운을 얻으려면 많은 땅을 밟고 배움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하리라. 자연의 이치를 순하게 따라가보는 거다.


굳은 의지와는 달리 MBTI 행동성향까지 P라 금강트레킹을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한건 없었다. 올댓스탬프 어플을 핸드폰에 깔아둔 것과 금강 천리길 21코스 중 첫 행선지인 1코스가 전북 장수에 위치해 있다는 것만 알아두었다.


낯선 길 위에선 두려움이 앞서 정코스를 찾기 위해 맹목적일 수 있다. 그러나 경험에 의한 유연함으로 여러 상황들을 즐길 수도 있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거나 만들어진 길을 놓치거나, 여하튼 둘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