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도 '딸깍'으로 잡을 수 있을까

대딸깍의 시대를 바라보는 IT 개발사 대표의 생각

by 박진희

요즘 IT씬을 보면 마치 ‘대 딸깍의 시대’가 온 것처럼 보입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모든 일은 AI가 대신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코드 작성도, 디자인도, 기획도 이제는 몇 번의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쉽게 가능하다는 주장들이 많습니다.

어떤 글에서는 이렇게까지 이야기합니다. “이제 사람은 끝이다.” “AI 에이전트만 잘 키우면 프로덕트 출시는 너무 쉬워졌다.” 물론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사람의 마음까지 ‘딸깍’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최근 당근에서 키보드 팔다가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끌어올리기’ 기능 때문이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게시글을 다시 위로 올려 노출을 높여주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기능 안에는 꽤 많은 사용자 맥락과 행동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이 게시글이 몇 번 끌어올려졌다는 정보는 <판매자>에게 UI로 노출되지만, 불특정 다수인 <잠재 구매자>에게는 노출되지 않습니다. 이 정보가 잠재 구매자들에게 노출된다면 마치 이월 상품처럼 보일 수 있는 심리적 경험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기능 하나에도 이처럼 사용자의 심리와 행동을 고려한 설계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요즘 같은 AI 시대에 오히려 더 중요한 레퍼런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술은 점점 더 많은 일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이 자동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본질은 여전히 같습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 기업이 IT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앱을 열게 만들고, 버튼을 누르게 만들고, 결국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

제품은 결국 사람의 선택과 행동 위에서 작동합니다. 그래서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오늘 저희 내부 스프린트 회의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AI와 여러 기술들을 이야기할 때 종종 <자동화>와 <생산성>에 너무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비즈니스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수단에 가깝습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어야 합니다. <고객은 왜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할까?>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그 행동은 어떤 경험에서 시작될까?>

AI는, 특히 지금의 ‘대 딸깍의 시대’를 이끄는 여러 기술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좋은 도구일 뿐입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제품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서 결정될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심리를 설계하는 일은 여전히 꽤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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