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간다는 것

어른이 되고 싶은 이의 고백

by 달보드레

세상에 공짜란 없다. 그런데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가 하루하루 먹고 있는 ‘나이’이다. 공짜라는 게 없는 세상이라지만 나이만큼은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거저 주어진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눈 뜨면 스물, 서른, 마흔…, 휙휙 바뀌는 앞자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버린다.

허나, 세상에 만 19세를 넘긴 성인은 많지만 개중에 참 어른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나이라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히 들어가는 것이기에, 가만히 앉아서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주 느낀다. 아무도 우리에게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연습해야 한다. 진짜 어른이 되는 법을. 인생이란 것은 결국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지, 삶의 후반부에 나는 어떤 사람이길 원하는지와 같이 끊임없이 내게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지혜롭고 베풀 줄 알며,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다. 지혜롭다는 게 그저 아는 것이 많고 똑똑함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큰일이 생길 때마다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어르신에게 조언을 구하던 옛날처럼, 삶의 지혜와 연륜을 바탕으로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을 유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고 싶다. 나아가 가진 것들을 혼자서만 꽉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진 지혜와 따뜻함을 다른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어른이기를. 아낌없이 다정함을 베풀고 그 다정함이 또 다른 누군가를 물들이며, 그렇게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싶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념이 굳어지고 고집도 세져, 자신의 틀 안에만 갇히기가 쉽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좁은 식견에 갇혀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은 틀렸다 치부하며 배척하고, “내 말이 다 맞다”라며 고집 피우는 것은 고집을 넘은 아집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는 적어도 한 가지씩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단단한 중심과 뿌리를 지키되, 다른 이들로부터 배울 줄 알고 나와 다른 의견을 너른 마음으로 수용할 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여물어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