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몇 살로 돌아가고 싶나요?

애송이 시절로 돌아가라면, 나는 단호하게 No라고 말할 거야

by You need me

가끔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때가 좋았지. 다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가장 좋다. 수많은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최신 버전.

그리고 어떤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자신감은 넘쳤지만, 실속은 없던 시절. 겉은 그럴듯한데 안은 텅 빈 내 결과물들을 마주하던 시절.

나는 그 시간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저 필요했을 뿐이고, 지나왔을 뿐이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실력은 주니어인데, 대우는 시니어로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말투는 자신감 있고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나가며, 링크드인 피드엔 매일 트렌드 뉴스를 퍼올린다.
“요즘은 이런 방식이 대세다”, “이거 요즘 많이들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산출물 앞에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방향을 되묻는 순간 불편함이 먼저 돌아온다.


실력이란 상대방의 질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과 자신의 작업을 깊이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전제로 한다. 확신 없는 사람일수록, 확신에 찬 태도 앞에서 불편해한다.


나는 위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부정한다.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오빠와 동생... 등 그 어떤 위계에도 익숙하지 않다.

누군가를 아래에 두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를 위에 두고 싶지도 않다.
단 하나, 기준은 ‘실력’이다. 모든 사람을 ‘동등한 레벨’로 대우하고, 그 동등함은 내가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노력과 진지함도 포함된다.


나는 지금이 좋다.
감정은 차분해졌고, 기준은 분명해졌으며, 내가 무엇에 몰입해야 하는지를 안다.

어디서든지 내가 만든 기준으로 평가받고 싶다.
대충 하지 않고, 그러기에 또 까다롭고, 조용히 단호하다.

그런 내가 ‘꼰대’가 되는 시대라면, 이 시대와는 한 발짝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의 나로, 앞으로 나아간다.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졌고, 예전보다 훨씬 분명해졌다.

너무 솔직해서 누군가는 불편할 수도 있고, 너무 명확해서 누군가는 차갑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내가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깊은 위로와 동력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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