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자유시
육이오.
여섯번째 달,
그리고
스물 다섯번째 날.
육이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날.
그러나 우리의 역사에는 이제, 잊을 수 없는 흔적이 되어버린 날.
이 시대, 그 전란의 불꽃을 기억하는 노병들은 다 스러졌을까?
젊은 군인들은 그 날의 매케한 연기와, 폐허가 된 도시, 비명조차 포탄의 굉음에 묻혀버리던 서울을 알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종전이 아닌 휴전,
끝나지 않은 싸움.
노병은 다 스러졌는지, 아직 살아 남았는지.
그 유지遺志는 다음 세대에게 과연 제대로 전해졌는지.
우리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한반도의 젊은이들이요.
다시 그 날을 맞아, 그 때를 기억하는 시를 적어 알리세.
그 날의 기억들.
가족을 잃고,
가족을 잊고.
가족을 떨구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품에 사랑하는 이를 안고 죽었던.
아직도 가슴 속에 멍에로, 먹먹하게 남아 있는 잊힐 수 없는 자욱들.
그 날을 젊은 이여, 우리 함께 기억하세.
노병들의 진혼가가 될 턱이나 있을런가, 이 시가.
이 땅에 살아가는 어린 이여, 함께 배워보세.
사람의 모든 삶이 지도 위 한 점, 포탄으로 사라진 그 땅에 자국도 남기지 못한
눈물어린 이야기를.
아무것도 아닌 날은,
짙은 방점이 찍혀 우리 민족의 가슴에 남을 날이 되었네.
이제는 그 날이 아무 날도 아니게 될 때까지,
못다한 일 이루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