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게 태어난 인간

그래서 인간의 사회성은 생존이다

by nemo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턱없이 연약하게 태어난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오래 의존해야 하는 존재다. 아이를 하나 낳고, 그 아이가 독립할 준비도 되지 않았을 즈음,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가 늘어날수록 양육은 더 이상 개인의 몫이 아니다. 인간은 본래, 타인의 지속적인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아기는 양육자가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 관계를 유지하는 감각을 보고, 느끼고, 따라 하며 신경세포에 차곡차곡 저장한다. 스스로 연약함을 알아갈수록 생존법을 터득하는 데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의 사회성은 생존과 직결된다.


음… 돌아보니, 오래전에도 나는 이미 이런 힘을 발휘한 적이 있었구나.


둘째 아이가 뱃속에 있었고, 큰 아이가 네 살 때, 나는 체력이 약해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뛰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책 읽기와 독서 교육은 즐거웠지만, 몸을 쓰는 놀이는 나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때 옆집 엄마와 공동 육아를 하게 되었다. 나는 책 읽기와 독서 교육을 맡고, 상대는 놀이터 놀이를 담당했다.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며 역할을 나누자, 그분은 흔쾌히 수락했고, 우리는 아이들을 즐겁게 돌보면서 서로의 부담을 줄이는 협력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최근, 출판사 업무를 맡으며 나는 다시 이 힘의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혼자서 모든 일을 구성해야 했고, 절차는 복잡했으며 직접적인 수익도 쉽게 발생하지 않았다. 경험 많은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그분들은 바빠서 쉽게 만날 수 없었다. 친한 동료에게 디자인 협력을 부탁했을 때도, 금전적 기준이 맞지 않아 협력은 결렬됐다. 돌아보니, 나는 그분이 ‘거절하지 않고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있었고, 동시에 내 부족함과 무능함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한참 후, 다시 요청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에는 마음이 달랐다. 무엇이 부족한지, 언제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상대는 요청한 것뿐 아니라 본인의 아이디어까지 더해, 함께 일을 완수할 수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 힘은 단순히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차리고, 필요한 도움을 정리하며, 상대가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고, 함께 일을 이루어가는 능력이다. 출판사 업무에서든 육아에서든, 이 힘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섬세하며 인간적인 힘이었다.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능력은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힘을 ‘연합력’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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