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관성 끊기』(빌 오한 론 지음, 김보미 옮김)는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두근거리는 책이었다.
오랜 시간 심리 상담을 해 오면서 한 개인에게 고착된 패턴을 다르게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관성이 단번에 끊어지는 순간 역시 여러 차례 목격해 오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늘 분명한 하나가 있었다. 바로 자기 자신을 향한 단호한 결정이다. 누군가를 위해서도, 눈치를 봐서도 아닌, ‘이제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자기 내부의 분명한 의지 말이다. 이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관성 끊기’라는 제목 자체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 책이 그 과정을 어떻게 풀어갈지 무척 궁금해졌다. 금연을 예로 들어보면, 어떤 이는 수없이 노력하다 실패하는 반면 어떤 이는 “오늘 끊자”는 말과 함께 정말 하루아침에 끊어버리기도 했다. 그 차이는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변화에 대한 자의적 의지가 내면 깊은 곳에서 작동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기 안에서 스스로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후에 따르는 금단현상이나 관성에서 오는 저항을 견뎌내는 모습 역시 여러 번 관찰해 왔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다른 어떤 책보다 천천히, 꼼꼼하게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97페이지에 등장하는 ‘인정하기의 네 단계’ 중 1단계, ‘받아들이기’였다. 받아들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이는 어렵기도 하고 동시에 '이거였어?'라고 할 만큼 단순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였다’는 말을 쉽게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포기나 체념과 혼동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 책이 말하는 받아들임은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의 현실,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다. 책 속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현 상태를 받아들이며 순간 웃음이 났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 의미를 정확히 보여준다. 받아들임이란 바로 그런 순간이다. 이 개념(받아들임)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책은 이를 97~98페이지에 걸쳐 매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이 페이지가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었다. 이후로 받아들임이야말로 관성을 끊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쉬운 출발점이라는 나의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다.
인정하기 이후에 제시되는 실행 방법들 역시, 인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다고 믿는다. 변화의 시작점은 언제나 자신의 의지이며, 인정이 이루어졌을 때 그 의지는 비로소 확보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실행 방법들은 그 의지를 따라 인간이 어떻게든 찾아가게 되어 있다.
반대로 인정하기를 건너띄고 뒤에 나오는 실천부터 시도하면, 우리는 내면의 목소리와 타협할 수밖에 없고, 그 타협은 여지없이 관성 끊기의 실패로 돌아간다. 그래서 무엇보다 ‘인정하기 연습’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실천서에 가까워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데, 이 점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반면 자기계발서 특유의 방식에 거부감이 있는 독자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자신의 삶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관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끊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판단한다.
<서평단 지원도서, 독서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