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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가드너 Jun 18. 2024

올해 세 번째 입양 보내기

식물나눔



반가운 사람들 만나러 가는 날.


 양평까지 입양 보낼 애키네시아, 리아트리스, 초화화, 버들마편초,  플록스를 아침일찍부터 챙겼다.


지난달 아버지 생신 때, 셋째 오빠네가 제주도에서 가져다 준  헬레보로스. 비행기 타고 온 크리스마스 로즈(헬레보로스 별명)도 감동이지만 포장은 더 큰 감동을 주었다. 동생에게 건강하게 가져다 주고픈 마음이 너무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하게는 가져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한다.

땅이 너무 말라 있어 먼저 물을 뿌려준다. 조금 기다려 촉촉해진 흙과 함께 뿌리를 캐낸다.


꽃망울이 있는 애키네시아 색깔별로 뿌리가 다치지 않게 호미로 조심조심 공간을 만들어 조심조심 모종삽으로 흙과 함께 뽑았다. 


옆에 '불꽃놀이 채송화'라고 불리는 초화화도 가져다줘야지. 초화화는  햇볕이 있을 때만 핀다. 하늘하늘한 대에 자주색의 꽃울 볼 수 있다. 이 꽃의 잎 생김새는 다육이랑 비슷하다.


흰색과 보라색의 키가 큰 리아트리스도 한 번 심어 놓으면 다음 해부터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다.

갈색으로 변한 꽃을 자르지 않고 겨울까지 두어도 보기에 좋다. 심지어 눈이 와 쌓이면 멋지기까지 하다.


 양평 언니에게 톡을 보냈다.

'프록스랑 버들마편초 있었요? 둘 다 없어.'

'네에 가져갈게요 이따 만나요.'

평택 애견동반 카페 리버런앤둘리펫츠에 핀 버들마편초

버들마편초는 신기하다. 작년에 우리 집에서 평택애견카페 리버런으로 입양 보낸 것들은 꽃이 만발했지만 아직 우리 집은 아니다. 너무 어린싹들이 많다.어쩌다 꽃이 핀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애기다. 키가 크고 건강한 마편초로 선별했다.


프록스도 색깔별로 준비했다. 어떤 색의 꽃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잎모양이나 줄기의 색이 약간씩 차이가 난다. 꽃잎의 색이 진하면 줄기도 진하다.


식물들이 가야 할 양평집은 햇빛은 많지만 집이 높은 데 있어서 다른 집보다 꽃이 느리게 핀다고 한다. 6월 말이나 7월 초부터 꽃들을 볼 수 있겠군.


식물은 알 수가 없다. 작년에 일찍 피었던 종들이 올핸 늦게 피기도 하고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비리비리했던 종들이 득세를 하고, 꽃을 많이 피어 때가 되어 기대를 해보지만 꽃구경을 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풀들도 매년 번성한 종이 다르다. 


올해 3번째 입양을 보내는 중이다. 나눔은 정밀 기분 좋은 일이다. 사진을 보내 주거나 직접 가서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애키네시아 리아트리스 프록스
초화화



봉지에 믈 조금을 넣어서 묶어 적당한 상자에 넣고 상자가 들어갈 쇼핑백을 챙겼다.




초록의 어린 식물들이 어쩜 이렇게 예쁠까? 싱싱하다.


예쁜 식물들을 가지고 비의리녀가 의리녀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정말 신났다. 고터에 내려 발을 딛는 순간, 가벼움에 이미  마음이 먼저 그녀들에게 가 있다.


쇼핑백을 보자마자  반달은 ‘정말 예쁘다’를 반복하고 있다.  식물들 입양을 하는 양평 언니는 감동의 시선을 보낸다. 그 시선의 의미를 안다.


양평언니는 겨울에 다알리아 구근을 아이스박스에 심어다 주셨다. 친절하게 구근을 마르지 않게 보관하라고 보관법까지 알려주었다. 그 다알리아가 우리 집에서 잘 크고 있다.



식물 나눔은 고맙기 이를 데 없다. 준비해  보낼 때 정성스러운 그 마음! 가서 잘 자라고 있는 것을 알면 더 기쁘다.


내가 직접 키운 식물들을 보내고 그것들로 인해 상대방이 커다란 기쁨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키운이라고 말하는 건 약간 어폐가 있다. 첫 해에만 심고 물 열심히 주었다면 그 담부터는 스스로가 번식을 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을 나눠주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


              양평언니 저 검사하러 갑니다.

              내가 보낸 아그들 잘 키우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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