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즈 스위트룸부터 제이드 드래곤, 그리고 에그타르트의 여운까지
오전에는 안다즈 실내 수영장에서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했다. 이번 2박은 포인트로 결제해 숙박비 부담이 없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 하나가 여행의 흐름을 바꿨다. 체크인 이후 하우스키핑의 크리티컬한 실수가 있었고, 아내가 차분하게 영어로 상황을 설명하며 컴플레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객실은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체크아웃 당일 아침 식사까지 제공받게 되었다.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게 펼쳐진 거실 공간과 정성스럽게 준비된 와인상이었다.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환대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결과적으로는 여행의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점심은 제이드 드래곤에서 미슐랭 3스타의 진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런치 세트를 기본으로 시그니처 볶음밥, 블랙 트러플 딤섬, 와규 딤섬 등을 추가로 주문했다. 요리는 전반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깊이가 있었고, 특히 고기의 껍데기를 바삭하게 구워내는 기술은 최고였다. 식감과 풍미가 동시에 살아 있었고, 한 입 먹는 순간 ‘왜 이곳이 3스타인지’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택시를 타고 콜로안으로 이동했다. 마카오에서 에그타르트로 가장 유명한 Lord Stow’s Bakery 본점에 들러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한 박스 주문했다. 이어 Lord Stow’s Cafe에서 커피와 함께 바로 맛보았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페이스트리와 부드럽고 진한 커스터드의 조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음에도, 이 소박한 디저트가 전혀 밀리지 않는 만족감을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결국 둘이서 여섯 개를 모두 먹어버릴 만큼, 그 맛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섰다.
이후 콜로안 빌리지와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았다. 드라마 <궁>과 영화 <도둑들>의 촬영지로 알려진 이곳은, 코타이의 화려함과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낮은 건물과 조용한 골목, 그리고 바다 풍경이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게 만든다. 여행 중 잠시 호흡을 고르는 듯한 시간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안다즈 라운지에서 열리는 해피아워에 참석했다. 무료로 와인과 맥주, 그리고 간단한 안주가 제공되는 행사라 사람들로 북적였다.
저녁에는 코타이 스트립으로 향했다. 파리지앵 마카오 전망대에 올라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니 또 다른 얼굴의 마카오가 펼쳐졌다. 자물쇠에 소원을 적어 매달며 여행의 추억을 하나 더 남겼다.
곧이어 더 런더너 마카오로 이동해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 했지만, 월요일 휴무로 관람이 불가능했다. 베네시안의 곤돌라 역시 운영하지 않아 아쉬움이 겹쳤다. 다만 이러한 ‘어긋남’마저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운하를 바라보며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계획이 틀어질 때 생기는 여백이 오히려 여행을 더 유연하게 만들어주었다.
밤에는 야경투어 버스를 타기 위해 페리 터미널로 이동했다. 2층 버스에 올라 마카오 반도와 코타이 지역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그동안의 여정을 자연스럽게 되짚게 되었다. 특히 윈팰리스 앞에서 펼쳐진 분수쇼는 음악과 조명, 물의 움직임이 어우러지며 여행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호텔 스위트룸으로 돌아온 뒤에는 와인을 곁들여 아내와 함께 마지막 밤을 천천히 음미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쟁취한’ 이 공간은 단순한 숙소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여행 내내 바쁘게 움직였던 시간들과 달리, 넓은 공간 속에서 마주한 고요함은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제공받은 호텔 조식을 여유롭게 즐기며 여행을 정리했다. 여러 차례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해왔지만, 호텔 조식을 온전히 즐긴 것은 의외로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사실이 새삼스럽고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식사를 마친 뒤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마카오에서의 3박 4일은 미식과 휴식, 화려함과 소박함,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어우러지며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