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이 되고 감사가 되는

사람들

by 장현수

"장로님 사과 참 맛있어요" 하는 집사님의 한마디가 사과를 파는 입장에서 위안이 되었다. 집사님이 덧붙였다. "진짜로요."

동기 한명은 주저없이 내게 많은 사과를 모임 회원들을 위해 주문해주었다.

김해 김00지점장은 늘 꾀꼬리같은 맑은 목소리다. 경쾌하다. 목소리에 항상 생기가 넘친다. 20여년 만에 만났어도 신뢰에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내가 사과수확을 했다는 말을 듣고 돈부터 먼저 보냈다. 수십박스 값이었다. 그리고 보내줄 사람을 물색하고 나중에 주문을 시작했다. 올해 사과 사준 사람들 모두는 대부분이 그랬다. 그들은 한결같이 그들 자신보다 그들의 이득보다 나를 위해 그렇게 해 주신 것이었다.

김00권사님은 수확한 사과를 맨 먼저 주문해 주셨다. 그러면서 "팔아서 돈 들어오는 맛이라도 있어야지~"하는 명언을 남기셨다.


오랜 지인 대기업 오전무님이 "언제 시간 나세요 한번 뵈어야죠" 하는 말에 많은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만나는 자리에 예전 정든 얼굴들 모두 함께 와주었을 때 나는 속으로 주께 기도했다. "하나님~ 이 모든 분들 그리고 이 기업을 위해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부어 주소서."


안타깝게 초롱이를 보내고 좌절과 애닯음의 시간이 왔다. 아내가 내 마음을 알아 5만원 스벅 기프트콘을 날려주었다. 그래 스벅 가자. 가서 따뜻한 아메리 한잔 하고 오자~ 아메리 한모금으로도 어느정도 마음을 달래고 추스릴 여유가 생겼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아무래도 단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법이다. 커피 한잔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아픈 마음엔 때로 도움이 된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같은 뉘앙스로 댓구를 맞춰주는 분에게 감사하다. 그분의 말에도 진지하게 공감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나보다 더 슬프고 힘들었을지도 모를 그분의 삶에 궁금증을 더한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분이 하는 일마다 꼭 화이팅하기를 바란다.


여동생이 있어 시골살이 오빠를 걱정하고

아래 동생은 형이 수확한 사과를 열심히 팔아준다. 어려움에 처해있어도 믿는 구석이다. 걱정을 해주는 형제가 있다는 것은 안심이다. 사는데 보태주는 힘이 된다.


바쁘게 전화벨이 울린다. 점심같이 먹자는 이웃의 전화다. 나는 이미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다. 농사짓는 경험과 농사를 위한 삶의 지혜까지 번번히 빚지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집안 순이할매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한 말씀대로 참 인정스럽다. 갈때마다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다. 좋은 김, 떡국떡, 봄에 뜯은 쑥떡...따놓고 팔기 힘든 크기작은 사과를 벌써 여러박스째 사주고 있다. 이웃에 소개도 한다. 값을 받지 않겠다고 그냥 주고와도 농사 힘든 것 안다면서 꼭 챙겨준다.


과거에 연락하며 지냈던 어떤 분은 이제서야 감사가 된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특상품 A급 사과만 원하셨던 분이다. 그때는 그분의 고자세적 태도가 무척 싫었다. 그러나 십여년도 더 지나 다시 내가 스스로 사과농사를 짓고 크고 굵은 사과를 따내면서 그분에 대한 생각이 났다. 그리고 비로소 감사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때 돈많은 부자로 우리 사과를 많이 팔아주셨던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니 그분의 행실에 대한 오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사시기를 바란다.


우리집을 신축해준 변00사장님도 그동안 돈만 밝혔던 몹쓸 사람으로 치부해 왔다. 그런데 부모님이 사셨던 집을 이어서 내가 살아가다보니 구석구석 쓸모있게 지어 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특히 건물 내외벽 밝히는 군데군데 달아 놓은 등 그리고 콘센트, 수도 등. 감사의 마음이 솟았다. 부산에 가서 뵐 수 있으면 따뜻한 밥한끼 대접하고 싶다.


부족하기 이를데 없음에도 잘하고 있다고 기대된다고 말로라도 늘 이끌어 주시는 배장로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항상 먼저 다가와주는 같은 선교회 이00장로님도 늘 나의 롤 모델이다. 이들에게 스벅가서 커피한잔 내는 것에 조금도 망설인 적이 없다. 오로지 내가 먼저 대접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밖에도 많은 분들이 나를 아끼시고 봐주시며 들어 주신다.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이같이 좋은 분들을 가까이 붙여 주셨다. 한 번 뿐인 삶, 곧은 길을 가도록 해주심을 믿는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나자신도 사는 동안 누구에겐가 작은 불꽃으로도 비칠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귀거래사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