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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필우입니다 Aug 24. 2023

밤하늘의 축제

혜성과 유성

▲ 햐쿠타케 혜성(출처 : 위키백과 Image of Comet Hyakutake by NASA photographer Bill Ingalls.)

   


혜성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밤하늘에 나타나는 혜성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예부터 하늘에 혜성이 꼬리를 달고 나타나면 나라에 우환이나 전쟁, 기근과 역병이 생긴다고 생각습니다. 또한 왕의 신변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석하는 등 혜성은 그야말로 재앙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는 우리 역사 기록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혜성은 태양계 내에서 떠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와 한 식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혜성은 태양이나 질량이 큰 행성의 힘, 즉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포물선이나 타원형을 그리며 돌고 있는, 아주 작은 어떤 물질 덩어리일 뿐입니다. 특히 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지면, 얼음 등 갖가지 물질들이 증발되면서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대기가 형성되는데, 이를 코마(coma)라고 합니다. 그리고 수소구름이 코마 주위를 더 넓게 감싸고 있을 때 밝은 머리와 긴 꼬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혜성이 이동 중이기 때문입니다.


긴 꼬리에 밝은 빛을 내며 나타나는 혜성을 순 우리말로 일러 ‘살별’이라 하고, 희랍어로는 머리카락을 뜻하는 ‘Komet’이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갑자기 관측되곤 하며, 어떤 것은 한 달 동안이나 보이다가 서서히 사라진다고 합니다.


태양계 지구와 한 식구 혜성도 고향이 있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태양으로부터 대략 1광년 거리에 있는 ‘오르트’ 라는 구름이 고향입니다. 넓은 범주로 보면 여기까지가 태양계라고 할 수 있죠.  미항공우주국(NASA)에 들어가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성


밤하늘에서 빛을 내며 산 너머로 떨어지는 별을 가리켜 우리는 별똥별이라고 합니다. 별이 똥을 눈다고 여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별똥별은 왜 하필이면 매번 산 뒤에만 떨어지는 것일까요? 결론만 간단하게 말하면 유성이 혜성의 잔해물이기 때문입니다. 눈깔사탕이나 포도, 때론 좁쌀만 할 정도로 아주 작은 혜성의 잔해 입자들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그 마찰로 인해 불이 붙었다가 서서히 완전연소가 되면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즉 아주 작은 유성은 지구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불타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긴 꼬리를 남기며 매번 산 너머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큰 유성은 모두 타지 않은 채 땅에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것이 바로 운석이랍니다. 대기권에서 소멸되지 않은 채 땅으로 떨어진 운석은 이 지구상의 암석과 여러 가지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상당히 희귀하다고 합니다.    

 


유성우 :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정보(천문학습관)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빨리 떨어지다 보니 아차하면 소원 빌 시간을 놓치게 마련입니다. 다만 ‘와!’ 하며 감탄만 할 뿐이지요. 그런데 ‘우와~~!’ 하루에 떨어지는 유성이 얼마나 많으면 그 중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도 수백만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유성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떨어지는데, 하늘을 계속 올려다보고 있으면 최소한 15분에 하나가 떨어지며 ‘우주쇼’를 펼치곤 합니다. 특히 수많은 별똥별이 마치 비가 되어 내리는 것처럼 쏟아지는 현상을 유성우라고 부릅니다.     


유성도 혜성처럼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습니다. 오래 전 신라 선덕여왕시대였습니다. 각간 벼슬의 비담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하늘에서 아주 밝은 유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때 비담이 반란군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하며 사기를 높였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징조이다.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으니 이것은 곧 왕이 죽고 반드시 우리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선덕여왕 군사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선덕여왕에겐 김춘추와 김유신 장군이 있었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칠흑 같은 밤을 틈타 아무도 모르게 화살에 불을 붙여 하늘 높이 쏘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라! 떨어졌던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으니, 이것은 반란군을 섬멸하고 우리가 승리하리라는 하늘의 계시이다!”     


결국 반란군의 사기는 다시 떨어졌고, 김유신 장군은 비담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별똥별이 떨어진다는 것은 각종 재난이나 재해가 생기거나 왕의 신변에 변고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하늘에서 밝은 별이 땅으로 떨어졌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합니다.     


혜성이 낳은 아이들 유성은 이렇게 생겨납니다.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게 되면 각종 잔해물이 생기면서 꼬리를 이뤄 우주 공간에 남게 됩니다. 이때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던 지구가 그 잔해물에 다가가면서 지구 대기권 약 75~100km까지 가까워지면, 마찰을 일으켜 마치 별이 똥을 누는 것처럼 불을 밝히고 사라지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밤하늘을 지키는 우리네 별지기들에게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이란, 축제날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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