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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언제 해야 할까요?

꼭 해야 하나요?

by 김영찬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왜 안 할까? 2024년 기준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5명입니다. 이 말은 국민 수는 갈수록 줄어든다는 소리죠. 이 추세로 가다 보면 약 35~40년 뒤 우리나라 인구가 절반이 되는 수치입니다.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출산은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연애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칩니다.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가정에 주택을 공급하는 등 여러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며, 소득 수준을 완화했다고 하더라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건 여전하죠. 지금 상황에서는 결혼을 언제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아닙니다. 결혼을 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죠. 오늘은 '언제'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젊을 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보겠습니다. 서로 젊고 풋풋하고 예쁠 때 웨딩사진도 찍고 오붓하게 신혼생활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자녀 계획이 있다면 건강한 몸 상태일 때 출산하고 싶어 하죠. 그래야 아이도 건강하고, 출산 후 회복도 빠르니까요. 그래서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체력이 있고,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녀들이 독립할 때쯤이면 50대 후반일 겁니다. 그때부터 노후를 즐기며 살기 시작합니다. 보통 이런 삶을 꿈꾸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빨리 결혼해서 애 낳고 살라고 하나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30대 초반에 결혼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남자들은 보통 첫 회사에 몇 년 근무했을 때입니다. 대리 진급을 앞두고 있겠네요. 우리나라 평균으로 봤을 때 30대 초반 남녀 월급을 합치면 세후 약 600만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둘이 힘을 합쳐 아끼고 저축해 돈을 모아 같이 살 집을 장만하고자 합니다. 생활비, 월세, 차량, 관리비 등 최소 월 200만 원 이상을 쓸 겁니다. 남은 400만 원으로 저축을 해 전세집이라도 얻어야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영등포구 기준으로 검색해 봤습니다. 투룸에 작은 거실이 있는 빌라 기준 매매는 3억, 전세가 2~2.5억 정도 하더라고요. 그럼 얼마나 저축해야 할까요? 매매는 6.25년, 전세는 약 5.2년이 걸립니다. 자녀 계획이 있다면 방 하나는 더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럼 1년 추가. 그러면 이제 곧 40대를 바라볼 때죠. 여기서 집 값 상승분도 고려해야죠. 연평균 상승률을 4% 정도 될 겁니다.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을 테니까요. 그럼 5~6년 뒤 4억 원 근처에 가격대가 형성될 겁니다. 그럼 2년울 더 모아야 합니다. 그사이에 저축액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줄어들지만 않아도 다행입니다. 안타깝게도 월급을 크게 오르지 않을 거니까요.


부모님의 도움이 없다면, 둘이 살 수 있는 좁은 신혼집을 얻는 것도 6년 이상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자녀계획을 어떻게 논의하죠? 만약 신혼 초에 자녀가 있었다면 월 400만 원 저축을 꿈도 꾸지 못할 겁니다. 실제로 자녀를 키우는 지인분께 여쭤봤습니다. 부부합산 세후 월 600만 원이면 자녀 한 명 낳고 정말 생활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집은 생각도 못해고, 자녀는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사람들이 결혼을 못하죠. 아니, 안 하죠. 안타깝게도 이게 현실입니다.


이를 모두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거나, 부부합산 급여가 높으면 됩니다. 지금까지 말한 금액은 대한민국 평균입니다. 지인분께 또 물어봅니다. "부부합산 세후 월 얼마 정도 벌어야 여유롭게 생활이 가능할까요?" 세후 월 1,000만 원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야 쓸 거 쓰고 저축도 조금 하고 조금 비싼 저녁식사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 시기를 미루는 거죠. 그때면 나이는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겠네요. 이것도 잘 되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어느 순간부터 결혼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돈은 부족하고, 그렇다고 우리 집안과 상대방 집안이 부자인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결혼했으면 합니다. 하루빨리 손주를 보고 싶어 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결혼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돈이 없습니다. 능력을 키우는 게 더 먼저인 것 같습니다. 내 커리어를 다질 시간도 부족합니다. 젊을 때 예쁜 신혼생활을 하며 부모님께 손주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습니다. 노력은 안 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2. 경제력이 있을 때

결혼 시기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돈'입니다. 집을 구하는 것도, 그 집에서 따뜻한 물로 씻는 것도, 밥 먹는 것도, 시원하게 에어컨을 트는 것도, 여유롭게 맥주 한 잔 하며 TV를 보는 것도 전부 돈입니다. 집을 구할 돈이 있어야 하고, 가스, 물, 전기를 사용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음식을 사야 하고, 인터넷, 통신비, 수신료, OTT 구독료를 내야 즐길 수 있습니다. 소소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전부 돈입니다.


좀 더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하고 싶으니 경제력이 있을 때 결혼 생각을 합니다. 그 쯤이면 어느 정도 모아놓은 돈도 있을 것이고, 경제력도 괜찮습니다. 이제 결혼을 합니다. 내 나이는 30대 후반입니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내가 버틸 수 있을 때 아이를 가져야 합니다. 그럼 부부합산 월 수령액이 줄어들 것이고, 저축액은 줄어 늘고 지출은 늘어나게 됩니다. 거기에 늦은 나이에 시작한 육아에 건강이 악화되지만, 일도 해야 합니다. 육아휴직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렇게 60대 후반이 되어서야 자녀들은 독립하고 노후생활을 즐깁니다.


두 가지 경우를 살펴봤습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는 겁니다. 심지어 요즘은 부부로 사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소리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혼인신고 하지 않고 각종 혜택을 받으며 사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녀 1명을 키우고 독립시킬 때까지 3억 중후반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녀가 2명이면 7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합니다. 이러니까 결혼을 못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습니다. 그 행복함을 너무 잘 알 것 같아서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소득이 많으면 가능합니다. 아니면 부모님의 지원을 받거나. 그래서 퇴사하고 다른 직업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죽어라 매일 경제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 해외여행도 다니고 멋진 차도 타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럼 포기해야 할 행복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선택한 거죠.


이래서 결혼을 못하죠. 한다면 미루게 되는 거고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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