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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찬 Sep 21. 2024

포기

그만할까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외출 준비를 합니다. 저의 기분은 평소와 다르네요.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집 밖으로 나와 글을 써 내려갑니다.

포기할까요?


어제저녁. 늘 그랬듯이 투자를 합니다. 제 기준으로 애매한 위치에서 진입하게 됩니다.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은 욕심에 말이죠. 그렇게 한 달 동안 번 돈을 다 잃게 됩니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면서도 아닐 거라는 기대감에 실수를 저질러 버립니다. 그 대가로 수익금 전부를 잃었죠. 돈을 날려서 짜증 나는 게 아닙니다. 돈보다는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깝습니다. 투자공부에 대한 회의감이라고 할까요? 이런 경험을 몇 번째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이 고통을 견뎌내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누구든 "그만할까?", "포기할까" 란 생각을 수도 없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N포세대, 3포시대라는 신조어가 나왔을까요. 그만큼 모든 걸 누리고 살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소리입니다. 저도 그들 중 한 명입니다. 보통 포기하는 이유로 힘듦, 두려움, 막연함 정도 뽑을 수 있습니다. 회피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들 말고, 꿈이나 성공을 위한 포기도 있습니다. 이는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죠. 저는 자유를 위해 자유를 포기했습니다. 쉬는 날에 놀고 싶죠. 편하게 남들 누리는 거 다 하고 살고 싶죠. 하지만 그렇게 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잠시 접어뒀다고 해야겠네요. 


두렵고 힘들어서 하는 포기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과 힘듦을 없애주니까요. 그리고 정말 쉽습니다. 그래서 저도 투자를 포기할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다음번에도 똑같은 두려움과 힘듦이 반드시 찾아올 겁니다. 위에서 말한 3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저도 글을 쓰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5포, 7포까지도 있다고 하네요. 거기에 꿈, 희망, 내 집 마련, 인간관계가 포함된다고 합니다. 그럼 생각해 봅시다. 왜 포기할까요? 포기하면 편하거든요. 어렵고 귀찮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포기하는 겁니다. 그럼 편하게 살아도 되거든요. 그럼 평생 혼자 살면 되는데 왜 30대 후반~40대가 되면 늦게라도 결혼해서 애를 낳고 가정을 꾸릴까요? 앞과 뒤가 맞지 않습니다. 각자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이제는 외롭고 쓸쓸해서 아닐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누구와 함께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야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며 내 존재의 이유를 깨닫는 동물이죠. 이를 가장 잘 충족시켜 주는 방법이 연애, 결혼, 가정, 출산, 인간관계 아니겠습니까? 원초적인 본능을 억제하고 살고 있었던 겁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수준이 되었을 때 나만의 자유, 돈이 아닌 본능이 원하는 것들을 채우려 하는 거죠. 그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이런 본능조차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포기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포기를 이용해 봅시다. 다른 걸 포기합시다. 내가 조절 가능한 것을 이용해 보세요. 다이어트랑 똑같습니다. 살을 빼고 싶으면 안 먹고 운동하면 됩니다. 침대에 누워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뛰고, 걷고, 운동하면 됩니다. 치킨이 먹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면 됩니다. 어렵죠. 원래 원하는 것을 이루는 과정은 힘든 겁니다. 힘들지 않으면 값진 게 아닙니다. 어제 돈을 잃으면서 너무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었죠. 하지만 견뎌야 했습니다. 내 자유시간을 더 포기하려 합니다. 더 견고해지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반드시 포르쉐 911을 타는 그날이 올 거니까요.


자 그럼 이제 다시 질문하겠습니다.

포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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