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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왜? 15화

대화를 잘해야 하는 이유

중요합니다

by 김영찬

오늘은 평소보다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요즘 마음이 평온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좀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조급함이 줄어드니 편안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주변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직업과 직장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더라고요. 그중 독보적 1등은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사람 간의 의사소통이죠.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대화를 정말 안 합니다. 카카오톡, 인스타 DM 같이 메신저가 워낙 잘 되어있는 시대를 살아가다 보니 굳이 전화를 걸어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대화가 단절되어 있는 삶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살아온 그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오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에 정말 많이 느끼지만, 요즘 사람들이 대화를 안 해본 게 너무 티가 나더라고요. 심각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MZ세대구만." 이런 말이 나온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MZ세대가 아닌 분들도 그렇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조차 그런다는 거죠.


가끔 말다툼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둘이 똑같습니다. 의사소통이라는 걸 할 생각이 없어요. 대화를 할 줄 모르는 겁니다.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죠. 안타깝게도 이는 더 심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겠죠? 멋진 사람, 성공한 사람이 될 거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화는 필수입니다. 장담컨대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소통되지 않는 사람이랑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거든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대화를 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업무

의사소통은 내가 직원이던, 사장이던 매우 중요합니다. 사장과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으면 직원은 너무 쉽게 그만둡니다. 그래도 법적 기준만 맞춘다면 일정한 급여와 기타 복지들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어있으니까요. 사장님 입장에서는 본인이 대화를 잘하지 못하면 직원들이 떨어져 나갑니다. 사업체 운영이 안 됩니다. 누가 말도 안 통하는 사장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짜증 나게 말하고, 부정이 깔려있는 팀장과 누가 같이 일하고 싶을까요.


대화가 긍정적으로 원활하게 오고 가는 관계 속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좋다는 사실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문제점이 보이면 이를 공유해 개선하고, 강점은 더 강화해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면 됩니다. 여기서 가장 기본은 올바른 대화죠.


실제로 이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일이 있었습니다. 새로 온 팀장의 나이가 팀원보다 어렸습니다. 팀장은 팀원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명령과 부탁의 사이를 오가며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팀원의 입장에서는 그게 거슬렸던 거죠. 그렇게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시작해, 결국 팀 분열까지 갔죠. 그렇게 인원을 재배치하게 되었고, 회사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죠. 제가 봤을 때는 둘 다 잘못이 있습니다. 대화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팀장은 좀 더 정중하게 대화하고,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다면 해결됐습니다. 팀원은 직급이 높은 팀장의 지시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죠. 이를 인정하고 차근차근 해결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2. 대인관계

인간관계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 나가더라도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잘 생겨서, 운동을 잘해서, 취미가 같아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죠. 그들과 친해지려면 대화가 필수죠. 더 나아가 나의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어느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지 조사했습니다. 그중 항상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대화'입니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대화를 리드하는 사람.", "전문적인 대화를 할 때". 이 기본은 올바른 대화 방법입니다.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아무리 대화를 잘 이끌어가더라도 그 사람과 말하기 싫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를 대인관계에 적용해 보세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활용 가능하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죠.


3. 자기 이해

이제 대화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나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보통은 내가 어떻게 말하는지 모릅니다. 생각 안 해봤거든요. 괜찮습니다. 오늘 해보면 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세요. 그들의 반응이 객관적인 나의 모습일 겁니다. 좀 더 좋은 방법은 애매하게 가까운 지인들과 대화해 보는 겁니다. 그들의 반응이 훨씬 더 냉철하고 객관적일 겁니다. 이와 같이 여러 방법으로 나를 관찰해 보고, 문제점을 고치면 됩니다.


4. 말하기

자기 이해가 끝나면 올바른 대화를 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말을 잘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됩니다. 명언, 전문지식, 화법 등 멋진 대화 스킬을 습득하기 시작합니다. 안타깝게도 그건 올바른 대화를 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멋져 보이기 위해, 상대방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운 단어를 난발합니다. 실제로 그런 분이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 있는 자리의 주제는 경제였습니다. 그분은 이때다 싶어 전문 용어를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CPI가 예상치를 하회했고, WTI 가격이 어쩌고, DSR 규제가 어쩌고. 저는 이해하죠.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럼 소외됩니다. 그래서 저는 쉽게 설명했고, 그제야 이해하며 대화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그 사람한테는 질문도 안 하더라고요. 이제는 그분이 소외되기 시작했죠.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대화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는 말이 오고 가야 합니다.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내 말만 하면 대화가 아니죠. 지식 자랑이죠. 그 사람은 말을 잘하는 것처럼, 대화를 잘하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여기서 올바른 대화를 하려면, 나의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야 합니다. 이게 능력이죠. 더 가까워지고, 상대방의 수준을 파악한 후에 한두 번 멋진 단어를 사용해야 효과적입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꼭 한 명씩 있지 않나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대화는 지식배틀이 아닙니다.


5. 경청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올바른 대화와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지 고민해도 모자란데 갑자기 무슨 경청이냐고요? 어떻게 보면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훨씬 효율적이죠. 말을 아무리 멋지게 하더라고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들을 자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내가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말을 잘하는 정도를 100으로 나눴을 때, 내 말하기 능력은 60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80 정도의 임팩트를 줘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능력을 키우면 됩니다. 김창욱 교수님 수준까지 올리면 됩니다. 왜 80일까요? 내가 아무리 80을 말해도 상대방은 100%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방어력이 있습니다. 내 능력을 80까지 올리는 건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도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방어력을 낮추면 됩니다. 상대방과의 벽을 허물고,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거죠. 이 기본은 '경청'입니다. 말을 잘 듣는다면, 하지 않을 얘기도 한 두 마디씩 나오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경계심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방어력을 높이지 않죠. 더 낮출 수도 있습니다. 그때 내 의견을, 내 주장을 펼쳐도 충분합니다.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겁니다. 굳이 긍정적 결과물을 얻지 않더라도, 그와의 관계를 더 깊고,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경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안 합니다. 잘 듣는 게 잘 말하는 것보다 어렵거든요. 훨씬요. 그래서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겁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을 대화를 잘하고 싶을 겁니다. 강연, 영업, 사회생활, 인간관계 어느 분야에서도 중요하니까요. 그렇다면 이 질문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경청하고 계신가요?


분명 나는 경청하는 것 같은데, 뭔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나요? 그럼 그 방법이 잘못되었을 겁니다. 내 주장만 늘어놓다가 몇 분 잘 듣는 건 경청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듣기만 하는 것도 경청이 아닙니다. 경청은 [傾, 기울 경]에 [聽, 들을 청]을 사용합니다.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죠. 말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려 한다면 긍정적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겁니다. 그런데도 안 된다면 저 찾아오세요. 제가 객관적으로 봐드리겠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생각보다 많죠. 더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는 그들과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점입니다. 이건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고학력과 고스펙으로 대기업을 간다고 정말 좋은 사람들만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들 중에도 반드시 이해되지 않는 사람은 있습니다. 심지어 그들과 업무를 같이 해야 하죠. 이게 현실입니다. 받아 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깨닫게 될 겁니다. 그리고 글을 다시 봐보세요. 이해하는 게 다를 겁니다. 우리는 인간입니다. 사회적 동물이죠.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얽히고설켜 살아야 합니다. 이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올바른 대화입니다. 내가 대화를 잘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 수 있고,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화를 잘해야 옳지 않은 관계를 정리할 수 있고, 올바른 관계를 더 끈끈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문제를 상대방에게 찾지 말고 나한테 먼저 찾아보세요. 문제가 있다면 보안하고, 문제가 없다면 강점을 더 살려보세요. 이 과정은 어렵습니다. 무조건.


'High Risk, High Return'이란 말이 있습니다. 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수록 결과도 좋은 겁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밭 심은 데 팥 나는 겁니다. 힘들어 버티기 어렵고, 당장 눈앞에 결과물이 안 보이죠. 그건 나중에 훨씬 더 큰 좋은 결과로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그렇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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