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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광우

온종일 내가 좋아하는 비가 줄기차게 내리니 참 좋은데, 지금은 참 좋지만 한때는 원망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특히 아침 일찍 약속된 공간에 출근을 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던 날엔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비가 와서 참 좋지만, 비는 집에 도착하면 혹은 내가 일터에 도착하면 신나게 내려주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다.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며 말이다. 하하하하. 그랬던 시간도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됐다.
사실 내가 벌지 않고 이렇게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 글을 쓰는 것도 이젠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슬프다.
지금이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아직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그 결과는 미비하기 때문이다. 매일 숨만 쉬고 살아가는 데도 숨 쉬는 비용을 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번아웃에서 다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2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내가 교단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말했던 "네가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걸로 먹고살 수 있는 일을 하라"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나도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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