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였던가? 지지난주였던가? 단품으로 버거를 먹는 걸 선호하시는 부모님의 심부름으로 집 근처 버거왕에 다녀왔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잊고 있던 버거킹에서의 순간이 생각이 났다.
2015년도에 가르쳤던 유별나게 중학 시절을 보냈던 여학생인데, 시간이 지나니 그 아이의 이름조차 이젠 기억이 안 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간 지 1년이 조금 넘어선 시점에서 이곳 버거킹 카운터에서 만났다.
참고로 나는 이름보단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눈만 보고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고, 그 아이도 나를 알아보더니 내가 주문한 세트에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더해줬던 걸로 기억을 한다.
나의 첫마디는 "잘 지내고 있어? 세상 참 좁다. 일하면서 끼니는 잘 챙겨 먹고 있니? 먹고 싶으면 말해 얼른! 쌤에게 얻어먹을 수 있는 기회는 살면서 그리 많지 않아!" 라며 얼른 선택하라고 웃으며 닦달을 했더니, 이 아이가 웃으며 평소에 먹고 싶었던 버거 세트를 주문하길래, "그럼 이제 둘 다 더해서 계산을 해주세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 재량으로 나의 버거 세트에 사이즈를 업 시켜줬던 걸로 기억을 한다. 그때 그 순간이 다시 생각이 날 줄이야.
참 신기한 점은, 물건이든 장소가 됐든 그 특정 공간에 머물게 되거나 마주하게 되면 그와 관련된 일화(anecdotes)나 추억들이 물밀듯이 떠오른다는 점이다.
글을 마무리하려니, 이 여학생의 이름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성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다시 생각이 났으니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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