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래간만에 아는 지인과 통화를 하다가 오래전 군생활을 추억하며 몇 마디 대화를 나눴는데, 학교로 따지면 내가 신입생 때 막학기 졸업반에 해당되는 내 군대 선임이 이미 15년 전에 장교로 임관했다고 하는 말에 사람 모르는구나 싶었네. 하긴 교무실이 무서웠던 내가 그 교무실에서 믹스커피를 타 마실줄은 나도 몰랐고, 그러다가 여행 다녀와서 작가가 될 줄은 더더욱 몰랐지. 하하하핫. 이 말을 하는 이유인즉슨, 얼굴만 아는 그 선임이 그전 선임들에게 부조리를 다 겪고, 정작 자신이 '왕고'가 됐을 땐 병영문화가 개선이 되셔서, 그 부조리를 하면 안 되는 순간에 내가 그 사람을 만났었거든.
갑자기 그때가 생각이 났던 이유는, 내가 어제 랜덤 노래를 듣다가 생각이 난 그 노래와 함께 떠오른 체벌 때문이네. 나도 학창 시절 체벌이 당연시되는 시대에 살았는데, 정작 내가 교단에 섰을 땐 체벌이 금지가 되고, 공교육이 무너지기 시작하던 시점이라.
그렇다고 내가 체벌옹호론자는 아니지만, 어제 대화를 하다가 그 선임이 생각이 나면서, 나도 체벌세대인데 나와 같이 체벌을 겪은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체득한 억눌린 감정을 나를 포함한 우리 세대에게 토로할 때가 오버랩되던 듯.
나도 겪을 만큼 겪고, 억울하면 나도 한없이 억울한데, 교사에게 말로써 매질하는 특정 학부모들의 태도가 슬펐거든.
체벌을 하던 이들은 이미 교단에 없는데, 상처받은 이들끼리 서로 감정싸움을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어제 그런 다양한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봇물 터지듯 생각이 났던 것 같아.
이젠 교단도 내려왔고, 시간이 지나면 세월이란 강물에 내버려 두면 흘러가게 돼있기에 더는 탓하거나 미워하지 않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차피 '그땐 그랬지' 정도가 될 테니깐. 멀리서 보는 희극으로 남겨두는 게 맞다고 보는 내 생각이 공고해지는 오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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