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by 박광우

외출할 땐 한쪽 귀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나가는데, 이 습관은 직전교에서 담임할 때 우리 반 아이들이 알려준 거라, 이젠 몸의 일 부분이 된 것 같네. 오래전에 받아둔 노래가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와중에 한 곡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던 듯. 하도 맞아서 학교 가기 싫다고 안 갔다가, 더 맞던 시절에 알게 된 노래인데, 그 정도로 하루라도 안 맞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을때이던 시절이기도 해. "오! 갑자기 물상시간에 교과서 맨 뒷페이지에 있는 듯 없는 듯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 수 없던 '원소 주기율표'를 암기를 못해서 투바이투 나무로 허벅지를 맞던 순간도 떠오르네."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 떠오를 줄이야.

여하튼, 이 노래는 처음엔 제목을 몰랐지만, 살다 보니 우연히 노래의 제목이 궁금해져서 찾게 된 노래였네. 중2 때 담임선생님 과목이 영어여서, 그분이 미국 유학시절에 알게 된 노래라는 정도가 다였던 것 같은데. 내 기억엔 수업시간에 교탁 위에, 낡지만 누구나 봐도 "이 것이 카세트 플레이어다!"라고 알아볼 수 있는 커다란 회색 빛 플라스틱 상자에서 흘러나온 노래였어. 노래가 Paul Anka의 'Diana'인데, 기억에 남는 구절이 "Stand by me, Diana" 였던 것 같네.


졸업반 때 대표로 연구수업을 하면서, 중2 때 담임선생님께 말을 한 두 마디 건넸었어. "선생님이 틀어준 그 노래가 기억 속에 남아 있다고."

글쎄다, 지금도 그때도, 음악은 그런 것 같아. 잠시 기대어 쉼을 주는 푹신푹신한 소파와 같은 그 무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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