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사람

by 최수현

사람들은 첫인상으로 자신이 기억되길 바란다. 장기전은 드물다. 하지만 여자는 대부분 두세 달 안에, 남자는 일 년 전후로 진짜 성격이 나온다. 특히, 같이 일을 하다 보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주어지는 대로 무슨 일이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야망이 크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일을 배우려고 할 때, 그 사람이 보여주는 것은 두려움이지 열정이 아니다. 일을 제대로 배우지 않아도 직장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역할 분담을 하려면 초반에 가르쳐야 한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일만 고집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이다. 하나는 익숙하기 때문이고, 하나는 그것밖에 잘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새로운 일을 강요하면 둘 중 하나다. 어떤 이유를 대서든 거부하거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퇴사한다.

사람들이 요령을 피울 때, 그들의 인성을 판단해선 안 된다. 선량해도 실력이 없는 걸 감추려고 그럴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시키고 그 일을 책임지게 하는 게 좋다. 그리고 맡기고자 하는 일을 계속 미룬다면 사람이 착해도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성격도 함께 드러난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어필할 때보다 잘 못 하는 일을 변명하거나 감출 때 진짜 성격이 나온다. 일단 친해지고 나면 단점을 감추지 않게 된다. 그걸 사람들은 자신을 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점이 사라지는 경우엔 그걸 페르소나를 벗고 진짜 자신을 되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 자아실현에 몰두하며 성장 드라마를 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는데 몰두하고, 일에 지장을 주면서도 입버릇처럼 일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걸 인정해주지 않으면 자아실현을 위해서 다른 직장으로 옮긴다. 그들은 자신이 똑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사실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선에서 생각을 멈추고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그래서 어딜 가나 같은 경험을 반복하면서도 자신이 스스로 한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내가 꿈꾸는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타인에게 자길 증명하는 것보다 자기 마음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인생의 경험을 손익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자기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보며, 못하는 게 있을 때 처세를 늘리기보다는 잘할 때까지 공부하고 시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결과 이전에 과정으로서 인정받는 사람이다. 당장은 잘 못 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언젠간 결과로도 자신을 보여줄 수 있지만, 스스로 내 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사람들에겐 더 이상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게 된다. 진짜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담배 피우러 갈 때마다 만나는 여자 사장님들이 계시다. 휴일이 없는 미용실 사장님, 작은 몸에 자활을 거쳐서 자기 사업을 일군 음식점 사장님인데 그분들은 일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그냥 당연히 열심히 할 뿐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못 견딘다. 게으르고, 나태한 걸 가오가 떨어지는 행위로 보는 두 사장님은 성공의 비결을 아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나쁜 습관이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단점을 찾으려는 게 아니다. 내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그들의 첫인상이 실제의 모습인 것이다. 나는 한결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그것은 완성된 사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배우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이다. ‘한결같다’는 건 정체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사람은 노력하지 않을 때 점점 더 나빠진다. 진짜 한결같은 건 물속에서 이뤄지는 백조의 부단한 발동작 같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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