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즘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조와 덕이 Nov 03. 2022

젊은이들과 함께할 민속놀이는?

놀이문화를 고민해 보자


‘영산 쇠머리대기’라는 민속놀이가 있다. 청홍색의 민속 옷을 입고 양편으로 나뉘어서 벌이는 놀이다. 징과 꽹과리 장구의 장단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흥을 돋운다. 창녕군의 영산 마을에서 유래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탄압으로 중단되었다가 1968년 복원된 무형문화재다. 10여 년 전 우리 대학의 대동제에서 첫 시연이 되고 올해도 학생들이 어울려서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에 주최했던 교직원들과 연락하여 관람했다. 대동제 기간이었음에도 참여한 학생은 적었다.     


소싸움과 비슷한 양상이다. 경쾌한 장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깃발과 대나무 깃대를 들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흙먼지를 둘러쓰고 신나게 이동한다. 이런 놀이를 좀 더 홍보하고 어울려서 나누었으면 싶었다.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직원 외에는 관람객이 몇 되지 않았다. 코로나 기간이 있었지만 거의 10여 년이 된 행사인데 학생들의 관심을 덜 받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에게라도 우리 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불과 엊그제 일어난 이태원 사고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자다가 깨고 운전을 해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시간을 좀 돌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만 맴돈다. 놓을 수가 없는 왜라는 질문에 한 가지 생각이 따라왔다. 우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문화가 너무 빈약하다는 점이다. 불과 얼마 전에도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고 우리 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라고 팡파르를 울리며 흥분했었다. 정작 우리 젊은 친구들이 즐기고 나누는 문화는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았나.     


아이들이 사탕 받는 핼러윈이 한국에서는 클럽 가는 날이라고 쓴 외신 기사가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행사가 아니었을 것이다. 서울 한복 판 이태원 거리에 쏟아진 그 친구들은 누구에 의해 그런 행사에 가게 되었나. 어느 시점부터 그런 문화를 만들고 정착이 된 것인가. 그 전 세대들이지 않을까. 그 앞선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어쩌면 상술에 조성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소비문화는 그 젊은이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우린 다 같이 책임이 있다.     


‘영산 쇠머리 기대기’ 행사 같은 소소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우리 문화를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IT 미디어 강국은 빨리빨리 문화에 엔진을 달았고 젊은 세대들은 더 한 층 속도 있는 문화에 젖어들었다. 눈뜨면 시작되고 잘 때까지 가까이하는 소통창구인 모바일폰이 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소외되었는지는 젊은 층이 앓고 있는 우울증을 보면 알 수 있다. 한 곳에 그렇게 많이 나선 아이들이 찾았던 젊음의 열기 열정을 태울 수 있는 곳이 과연 그렇게 없는가.   

  

속도감 있는 모든 매체들을 내려놓고 사람과 어울리면서 먼지를 마시고 땀을 흘리며 부대껴보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런 문화를 제대로 인계하고 어울림의 즐거움을 전해줘야 한다. 그 세대가 우리가 아닐까. 미안하고 부끄럽고 또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옆에서부터 젊은 세대를 위한 놀이문화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같이 어울리며 제대로 전승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문화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돌아보고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