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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만난 미인

by 사과꽃


넉넉하고 고상하고 선한 인상을 은연중 지향했던가? 같은 여자라도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긴 머리와 길쭉한 팔다리가 그런 인상을 받쳐준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어주고 무엇보다 같은 취미를 나누는 이라서 그런지 일주일에 한두 번 봄에도 친구 같다.


이 나이에도 친구를 만날 수 있네. 살아온 부피만큼일까? 이해도 쉽고 공감도 빠르다. 어느 순간에서든 자신이 바라는 만큼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진리.


진행형이라는 거. 서른이 다 되어가는 자녀를 뒀고, 현업에 발을 담고 있고,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우리는 시대의 미인


늦은 저녁 아픈 눈을 감고 세 시간여 이야기 나누었던 우리 젊은 날을 떠올린다. 우린 살고 있고, 더 잘 살아내려는 미인이다.


유쾌하고 즐겁고 뿌듯했던 만큼 잘 살아보세! 격려하고 응원하며 힘이 되어 보세! 지기가 될 수 있게 정성스럽게 걸어가 보세! 늦은 봄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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