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가 칠흑 같은 산속. 사람도 나무도 온통 검은 밤. 발 앞에 흙만 알아볼 수 있는 한 밤이야. 여러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고 그중에는 흰 옷을 입은 이도 있고 검정 옷을 입은 이들도 있네. 공기도 차가운 게 아주 깊은 산속 같아.
발아래 땅을 파 놓았고 희끗하게 보이는 물체가 자세히 보니 사각 모서리가 지는 관이네. 세상에나 관 뚜껑도 열려있고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인골이 둥글고 길쭉한 모습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아니 그 모습이 드러나기 전에 관에는 물이 그득했어. 도대체 어찌 되어 이렇게 물이 찼는가를 한탄하다가,
물을 덜어내고 비우고 드디어 인골의 윤곽을 확인하고서는 그대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우겼지. 누가? 내가. 제대로 처리를 해서 덮어야 한다고. 시간이 들고 돈이 들어도 약품인지 가루인지를 가지고 와서 뽀송뽀송 말려야 한다고. 드디어 관 뚜껑을 덮었는데, 뒤통수에 대고 누군가가 말하네.
"몰래 나 혼자 봤으면 지푸라기 덮어서 뚜껑 닫을 수 있었는데!"
"뭐라고? 이런 나쁜 놈을 봤나. 누구 눈속임을 하려고! 그러면 도리가 아니지" 분노하며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하며 생시처럼 주장하다가 깼는데 덜덜덜 떨리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