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했다

1)

by 사과꽃


거실 한가운데에 있는 북쪽 벽에 병풍을 놓았다. 병풍 앞에는 커다란 상 2개를 맞대어 놓고 제사상을 차린다. 양끝에 촛불을 켜고 생선부터 부침개 나물 떡도 놓고 앞쪽으로 수박 바나나 사과 배 과일이 즐비하다. 한가운데는 대추 밤도 있다. 작은 상을 앞에 놓고 술잔을 따른다. 매와 탕이 들어가면 숭늉이 이어서 들어가니 4번의 제사에 총 8번 재배를 하고 사이사이에는 다들 앉아서 쉰다. 음식이 나오는 부엌이 북쪽으로 앉아서 부엌에 선 며느리들은 조상들이 앉은 쪽이라 절을 받는 모양새다.


처음 시집에 왔을 때는 그 방향과 위치가 몹시 황송하고 불편했다. 며느리들은 부엌에서 온 시간을 다 보내며 음식을 내 가야 하는 점도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심정이었고, 절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앉지도 못하고 오락가락 북쪽 베란다를 일부러 나갔다 오기도 했다. 나오는 설거지를 하고 매와 탕을 내 간다. 8번의 재배가 끝날 무렵에는 시모의 지휘아래 제사 이후에 먹을 반찬을 담고 상을 펼 준비를 한다. 제사 마지막에 가장 어른이 한 마디 한다.


"자 이제 여자들 와서 보소"


음식을 그릇에 담다가 시모를 중심으로 동서 며느리들이 와서 늘어선다. 여자들의 재배를 마지막으로 제사가 끝나는데 주로 명절 아침 모습이다. 펼쳐놓은 모든 음식을 다시 소쿠리와 바구니에 담고 커다란 상을 가운데로 이동시켜서 이제 산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나른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는 커다란 수저통을 안겨주며 수저를 놓으라고 했다. 상을 세 군데 펼쳐놓고 엎드려서 수저를 놓으며 얼굴이 화끈 거리는 이유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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