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방망이

by 사과꽃


수도꼭지에 연결한 고무호스를 따라 물이 졸졸졸 흘러내린다. 커다란 고무대야에 물이 그득해지고 동동 떠있는 플라스틱 바가지는 동그라미를 그리며 떠다니고 있다. 조막만 한 손이 바가지를 잡고 제법 야무지게 세숫대야로 물을 퍼담는다. 고무대야에 물이 넘치려 하자 이번에는 발딱 일어서서 수도꼭지를 잠근다. 엄마가 하던 모습을 제대로 따라 하고 있다.


세숫대야 옆에는 제 키만 한 빨래 판이 누워있다. 엊그제 아버지가 시장에서 사 오셨다. 오돌토돌한 빨래판 끝에 쪼그리고 앉은 덕이는 걸레를 두 손바닥으로 밀고 당기며 조물 거 린다. 빨래판이 머금은 물이 새어나가면 바가지로 물을 떠서 끼얹는다. 그것도 엄마가 하던 대로다. 물을 한 바가지 끼얹고 이번에는 옆에 있던 방망이를 주워 든다. 톡톡톡 그래가지고 때가 빠지려나.


물을 끼얹고 방망이로 두들기고 두 손으로 주무르는 것을 자세히 본 모양이다. 아버지가 깎아 만든 빨래방망이는 덩치도 크고 손잡이도 굵어서 제대로 움켜쥘 수가 없다. 두어 번 토닥 거리던 덕이가 대뜸 일어선다. 축담 밑을 기웃거리더니 날렵하게 잘 다듬어진 빨래 방망이를 들고 간다. 길이 반질반질 난 것이 손잡이도 얇아 아이 손에도 딱 맞다. 착착착 두어 번 두들기고 있는데 옆집 사는 상우가 코를 흘리며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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